▲전체 교사회의 모습우리 학교 모든 학교운영은 ‘전체 교사회’에서 논의해서 결정합니다.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도 경력이 많은 교사도 올해 갓 발령을 받은 신규교사도 모두 1/n로 참여합니다.
이부영
교사회만 하면 힘들고 어려운 일도 다 해결됩니다우리 학교 모든 학교운영은 관리자의 일방적인 지시와 전달이 전혀없고 모두 '전체 교사회'에서 논의해서 결정합니다.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도 경력이 많은 교사도 올해 갓 발령을 받은 신규교사도 모두 1/n로 참여합니다.
교사회는 기본으로 일주일에 한번 하고 필요한 일이 있으면 더 하기도 합니다. '교사회'에서는 그 어떤 주제도 누구라도 안건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안건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충분히 얘기하고 듣습니다. 얘기하다가 더 이상 반대 의견이 없을 때 자연스럽게 의견이 결정이 됩니다.
그러나 누구라도 결정된 사항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 다시 또 회의를 엽니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봤을 때 충분하게 논의한 일은 문제가 없지만, 급해서 논의가 부족하거나 논의를 하지 않은 일들은 반드시 문제가 생기곤 했습니다. 그래서 충분하게 논의를 하기 위해 퇴근 시간을 넘길 때가 많습니다.
생각해보니 교사들조차도 살아오면서 회의다운 회의를 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다들 회의를 힘들어했습니다. 아주 작은 사안을 두고 한없이 길어지는 회의를 못견뎌하면서 '회의를 좀 더 효율적으로 진행하자', '주제를 벗어난 쓸데없는 이야기는 하지 말자', '퇴근시간을 지키자' 같은 불만섞인 이야기도 들려왔습니다.
그러나 회의를 거듭할 수록 회의시간에 나온 얘기는 어느 얘기도 쓸데없는 얘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또 회의하는 동안 철학이 공유되면서 회의가 점점 빨라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혹시 망신을 당할까 의견을 내는 일을 조심스러워 하거나,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을 불쾌하게 여기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얼마든지 '다른 생각'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어떤 의견을 내 놔도 괜찮은 분위기여서 처음 회의를 시작할 때보다 점점 의견을 말하는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회의내내 의견을 말하지 않는 사람들은 지루할 법도 한데 우리 학교 교사회에서는 회의를 지루해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우리가 봐도 참 신기합니다.
어렵고 힘든 일도 교사회에서 의논하면 쉽게 해결되기 때문에 교사들은 어려운 일이 있으면 '그거 교사회 하면 돼!'하면서 교사회를 기다립니다. 교사회가 엄숙하고 따분할 거라는 생각과 달리 우리 학교 회의는 아주 재밌습니다. 웃음소리가 자주 들려서 '개콘'보다 더 재밌다고 합니다. 회의를 끝내고 나면 가슴이 후련하고 해야할 일과 갈 방향이 보입니다.
교사회의를 하면 업무경감이 저절로 됩니다교사회의에서 모든 얘기가 충분히 다 논의되어서 결정되기 때문에 일반학교에서 지시전달 체계로 운영되는 부장회의를 따로 열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 학교는 부장회의같은 성격의 기획회의는 있지만, 전체 교사회의에서 모든 것이 논의되고 결정되다보니 기획회의를 따로 할 일이 없어져서 안합니다.
회의 때 결정된 사항을 모든 교사들과 공유하게 되니 별도의 기안 조정 작업이 없어져서 업무추진이 쉽고 업무를 진행하는 시간이 단축되었습니다. 따로 업무경감 방법을 찾지 않아도 교사회의를 잘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업무경감이 저절로 이루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