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을 찾은 여행자를 처음 반기는 건 섬의 봉우리를 감싸안은 짙고 몽환적인 해무다.
김종성
몽환적인 안개가 맞이해 주는 섬 바다 위를 얼마쯤 달렸을까, 배 안의 사람들이 창밖을 보며 감탄을 하는 소리에 잠이 깼다. 거의 도착을 했는지 배는 속도를 줄이며 선착장에 다가서고 있다. 섬 주변이 온통 하얀 해무로 뒤덮여 있다. 낮에는 한여름처럼 덥고 밤에는 쌀쌀한 날씨로 인한 기온차는 과일만 맛나게 하는 게 아니라 이처럼 짙은 안개도 만들어 낸다. 섬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선유봉, 대장봉, 대봉…. 우뚝 솟은 섬의 봉우리들이 하얀 해무를 몸에 두르고 바다 위에 불쑥 나타난다. 와 ~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오게 하는 몽환적인 풍경이다.
장자도에 가뿐하게 내려 생선 말리는 짭조름한 냄새가 나는 바닷가의 포구를 따라 바로 옆의 섬 대장도를 향해 먼저 간다. 군산여객선터미널의 여직원이 대장도에 있는 봉우리 대장봉이 멋있으니 한 번 올라가 보라고 추천해서다. 장자도와 대장도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이자 해 질 녘 노을이 아름답다는 '장자대교' 앞에 섰다. '대교'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내가 탄 자전거가 넉넉히 지나갈 정도의 작고 귀여운 빨간색 다리다. 포구에 한가로이 떠있는 동네 어선들을 눈 아래로 구경하며 장자대교를 건너면 딴딴하게 생긴 커다란 바위산이 마을을 병풍처럼 둘러선 대장도가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