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차기 당대표에 도전하는 남경필 의원이 23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남소연
7.4 한나라당 당대표 선거가 정책논쟁, 이념논쟁이 시작된 데는 남경필, 유승민 의원이 공이 크다. 이전부터 감세철회와 복지확대를 주장해온 남 의원은 경선이 본격화하면서 '대학등록금 45%' 지원 등 친서민정책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보수의 적자' 유 의원이 뜻밖에도 무상급식·무상보육찬성, 비정규직 차별에 대한 징벌적 배상제 등의 정책을 들고 나서자 당내 우파들이 '포퓰리즘'이라고 반박하는 등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남 의원은 23일 인터뷰에서도 대선출마를 염두에 두고 고민했다는 '2022년까지 정년 63세 법제화·고교무상교육 완성' 등의 공약을 내놨다. 그러면서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본격적인 이념논쟁, 정책논쟁은 처음 있는 일인데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남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자신과 함께 '원조 소장파'의 쌍두마차였던 원희룡 의원과 '적'으로 맞서고 있다. 그는 원 의원에 대해 "이명박 정부에서 권력을 좇는 듯한 행태를 보였다. 김민석의 전철을 가지말라"고 했던 권영세 의원의 말에 공감한다고 했다. "개혁아이콘으로서 끝까지 함께 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주장이나 행보를 보면 그런 전철을 밟을까봐 안타깝다"는 것이었다.
역으로 그는 여전히 '소장개혁파'이면서 이상득, 정몽준, 홍사덕 등 4선 의원 이상만 들어가는 중진연석회의 멤버이기도 하다. 이런 불일치는 그가 제대로 진화하지 못한 징표가 아닐까. 그는 "어떤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이번 도전은 주장만 하는 게 아니라 주체가 돼서 이뤄내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소장파는 '젊은 사람들의 철없는 목소리'에서 이제 당권을 놓고 일합을 겨루는 세력으로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남경필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전문.
"이명박 대통령에게 탈당 요구하지 않을 것"- 임기말 청와대와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정책에 대해서는 세게 붙을 것이다. MB노믹스를 확 바꿔야 한다. 국민성공시대, 친서민 정책 구호를 내세웠지만 실제 정책은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국민이 안 믿는 것이다. 정치적인 면에서는 지나친 차별화보다는 포용하고 대화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므로 탈당요구 이런 것 없이 소통하고 갈 것이다."
- '친박 단일후보' 유승민 의원에게 정책연대를 제안한 것은 박근혜계에 손을 내민 것인가."유 의원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답한 것이고, 권영세 의원도 정책에 유사성이 많아 연대할 수 있는 후보로 본다. 당 대표와 박 전 대표는 구애하거나 매달리는 관계가 아니라 윈윈해야 한다. 한나라당의 위기의 본질은 무슨 얘기를 해도 국민이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신뢰 이미지가 있다. 반면 당 대표와 당은 수도권 젊은이들에게 확장력이 약한 박 전 대표의 한계를 메워줘야 한다. 이렇게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것이 다음 대선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데, 그 열쇠가 남경필이라고 생각한다."
- 후보들의 좌클릭이 두드러진다. 만족하나. "이뤄내야죠. 그런데 계파 바람이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상득, 이재오, 안상수, 정몽준 의원이 만나 원희룡 의원을 밀자고 합의했다는) 하얏트 회동설이 사실은 아니더라도 그런 걸 획책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닌가."
-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본격적인 이념논쟁·정책논쟁은 처음인데."그렇다. 노선 경쟁이 있는 것은 바람직하고 기쁜 일이다. 쇄신그룹이 주장해왔던 것이 이슈가 되고 있다. 구체적인 정책을 놓고 노선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유승민 의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이에 대해 중진들이 반격하고 이런 모습이 좋다. 내 비판을 많이 하는데 그동안 늘 그래서 별 느낌은 없다. 비판 못이기고 주류로 변신한 사람도 있고 처음부터 온실 화초처럼 커 온 분도 있고, 때에 따라 왔다갔다한 분들도 있고.
소장파는 '철부지'나 '젊은 사람들의 철없는 목소리'에서 이제 일합을 겨루는 전력으로 성장했다. 지금 절반쯤 왔다. 나머지 절반을 해내느냐 마느냐를 이번 전당대회에서 판가름하는 상황으로 왔다. 내가 당대표가 되면 정말 상전벽해하는 것이다."
"2022년까지 고교무상교육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