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던 학생이 떨어지는 유리창에 맞아 30바늘을 꿰메고, 700명 학생이 다니는 학교에 화장실이 하나밖에 없고, 이사장실로 출입구를 막아 학생들이 위험한 철제계단으로 출입을 하고 있는 등 열악한 교육환경을 고발한 <한겨레신문>기사. 당시 이사장을 유죄선고를 받고 쫓겨난 상태였고 그의 아내, 아들, 딸이 이어서 이사장을 하고 있었지만 그는 "명예이사장"이라는 직책으로 사실상 이사장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학교의 비리척결과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한 교사를 다른 학교로 일방적으로 전보를 보내기도 했다.
김행수
이 이사장이 비리로 물러난 후 그의 뒤를 이어 그의 아내와 딸, 그리고 아들이 이사장을 이어갔다. 그리고 그는 뒤에서 "명예이사장" 또는 "학원장"이라는 이름으로 실제 이사장 직을 수행하고 있었는데, 다시 충암이 언론에 등장한 것은 2007년경 부터이다.
고등학교 1학년 건물 5층에서 창문틀이 떨어져 지나던 학생이 30바늘을 꿰매야할 정도로 머리를 다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와 비슷한 사고가 그 전에도 있었다고 한다. 학교 건물은 여기 저기 금이 가서 물이 새고, 전선은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중학교 학생 전체가 700명인데 화장실이 하나 밖에 없었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교사, 학생, 지역주민 들이 모여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때 등장한 구호가 "똥 쌀 권리 보장하라, 요강 들고 등교하자!", "떨어지는 창문에 머리통이 깨진다. 헬멧 쓰고 등교하자"였다. 더 황당한 것은 이런 교육환경 개선과 비리 척결을 요구하던 교사를 일방적으로 다른 학교로 전보시켜 버린 것이다
("똥 쌀 권리 보장하라, 요강 들고 등교하자!" 08.04.14 기사 참조)
이 당시에도 국회국정감사에서는 쫓겨난 전 이사장이 학교 직원들을 비서로 쓰면서 학교의 외제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문제, 친척이 운영하는 학교 매점의 임대료 문제 등이 지적되었는데 서울교육청(당시 공정택 교육감)은 특별감사를 약속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그런데 그때 지적되었던 대부분의 문제들이 이번 2011년 서울교육청(현 곽노현 교육감) 감사에서 다시 사실로 확인되어 이사 승인 취소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청산되지 않는 사학비리는 재발한다충암학원의 사학비리가 언론에 오르내린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한두 번이 아니다. 이런 사학비리가 계속 되는 이유는 충암학원이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로 이어지는 공고한 족벌체제로 운영되어 내부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탓이다.
그리고 이 학교가 국민 세금과 학생 등록금으로 운영되는데도 서울교육청이 제대로 감사를 하지 않고 봐주기를 해 왔기 때문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실제로 국회 국정감사 자료 등에 의하면 충암초, 충암중, 충암고는 법정전입금이 거의 매년 "0원"이다.
청산되지 않는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처럼 청산되지 않은 사학비리 역시 반복된다는 것을 충암학원은 증명하고 있다. 이전에도 수없이 제기되고 사실로 확인된 비리에 대해 서울교육청은 솜방망이 처분으로 일관했고, 충암학원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비리를 반복적으로 벌이고 있었다. 공정택 전 교육감 당시의 교육비리를 척결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곽노현 교육감에게 충암학원의 반복되는 비리에 대한 철퇴는 당연해 보인다.
교육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비리 사학의 자율성이 아니라 학생의 학습권이다. 충암학원 이 모 이사장을 중심으로 한 족벌운영이 이번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 서울교육청의 최종 처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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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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