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남경필, 박진, 권영세, 원희룡, 유승민, 나경원 의원(왼쪽부터, 나이와 선수 순)
오마이뉴스
7월 4일 열리는 한나라당 대표 선거에 홍준표(서울 동대문을), 남경필(수원 팔달), 박진(서울 종로), 권영세(서울 영등포을), 원희룡(서울 양천갑), 유승민(대구 동구을), 나경원 의원(서울 중구)이 출마했다. 출마가 거론되던 김형오, 전여옥 의원이 뜻을 접으면서 이들 7명이 23일 후보등록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4·27재보선 패배로 퇴진한 친이계 안상수 대표의 후임을 뽑는 이번 전당대회는, 이명박 정부의 힘이 빠진 상황에서 치러진다는 점에서 이전 전당대회들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포인트 #1 '친이계 후보 실종'] 김문수도 19일 불출마 결정 "친이(이명박)계 후보는 없다. 우리가 지지후보를 정해야 한다." 친이직계로 불리는 한 의원의 말처럼 7명의 후보 중 딱 부러지게 친이계라고 할 수 있는 후보가 없다. 홍준표, 원희룡, 나경원 의원은 '범 친이계'로 표현되지만, 보통의 친이계와는 결이 다르다.
전당대회 룰을 정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대선출마자는 대선 1년 6개월 전에 대표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현재 규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를 관철시켜, 김문수 경기지사나 정몽준 의원은 당권 도전에 나설 수 없게 됐다. 김대중 <조선일보> 주필이 당권도전을 권유하기도 했던 김 지사는 지난 19일 불출마를 확정했다.
이번 전당대회가 4·27재보선 패배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이는 이미 소장쇄신파와 친박계의 연합으로 비주류 황우여 의원이 원내대표가 된 데서도 그대로 드러난 것처럼 '이명박'을 전면에 걸고 나서서는 승산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친이계 쪽은 "원희룡-나경원 단일화를 압박하고 여의치 않으면 한쪽으로 몰아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있다. 이들이 원조 소장파에서 구주류로 이동해 권영세 의원으로부터 "제2의 김민석이 되지 말라"는 말까지 들었던 원 의원을 더 가깝게 느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포인트 #2 '박근혜 대세론'] 유승민 외 '박심'은 없다출마선언이 나오기 전에 한 후보에게 "대선은 아예 접고 당권으로 가느냐"고 물었더니 "그럼 어쩌란 말이냐"는 답이 돌아왔다. 박근혜 전 대표가 대세임을 인정한 것이다. 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출마자들 모두 박 전 대표를 강조하고 있다.
선거 전에 이미 "지금은 박근혜 시대이고, 나는 박근혜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라고 했던 홍준표 의원은 "야권의 공세로부터 박 전 대표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누구겠냐"고 말하고 있다. '박심'에 대한 노골적 구애다.
권영세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상징인 '천막당사'정신을 출마선언문에 담은 데이어 '천막정신이란 무엇인가'라는 자료까지 냈다. 원희룡 의원도 출마선언문에 '천막당사'를 넣었다. 나경원 의원은 "여성 당 대표는 안 된다는 편견을 깨는 게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데 있어 상당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남경필 의원은 유승민 의원에게 정책연대를 제안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기자들도 출마선언을 하는 후보들에게 박 전 대표의 마음을 어떻게 얻으려 하느냐는 질문을 공개적으로 하고 있다.
'박심'은 있을까. <부산일보>가 21일 "홍준표 의원과 박근혜 전 대표 간 밀약으로 '홍 대세론'이 힘을 받고 있다"고 보도하자,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잘못된 보도를 바로잡겠다"며 "'박근혜 지침'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친박의원은 "유승민 의원을 제외한 다른 후보에 대한 지지는 알아서 하게 될 것"이라면서 "지명도나 무게 면에서 친박 내에도 홍 의원 지지표가 많아 보이기는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