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바위
이상기
백령도 북쪽 해변길은 진촌리에서 해안을 따라 두무진까지 이어진다. 중간쯤 연꽃마을이 있어 우리는 고봉포구를 거쳐 연꽃마을까지 갔다 올 예정이다. 백령도 북쪽 해변에는 두 개의 포구가 있다. 하나는 동북쪽에 있는 고봉포구고, 다른 하나는 서북쪽에 있는 사항포구다. 고봉포구에는 유명한 사자바위가 있다. 우리는 그것을 보러 간다. 사자바위는 용맹스런 사자가 하늘을 향해 포효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고봉포구에 들어서니 한적한 어촌이다. 바다에 나갔다 돌아온 배들이 포구에 묶여 있고,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걸음만 분주하다. 차를 내려 방파제 쪽으로 가니 사자바위가 보인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만큼 멋지지 않다. 사자처럼 보이지도 않고, 포효하는 모습도 아니다. 관광객 중 한 사람이 "저게 어떻게 사자로 보여? 이구아나지" 하고 말한다. 그러고 보니 이구아나로 보인다.
바다 가운데 있는 이구아나, 그렇다면 이야깃거리가 된다. 이곳을 여러 번 방문한 이광국 선생이, 최근에 사자바위 옆에 방파제용 콘크리트 시설물을 설치해서 경관이 오히려 나빠졌다고 말한다. 사자바위의 독립성이 훼손되었다는 것이다. 방파제용 콘크리트가 연결되어 육지로 기어오르려는 이구아나의 모습이 되고 말았다. 관광지에서는 시설물 하나를 설치하는 일도 인간의 편의만 생각해서는 안 될 일이다.
백령도 특산품, 까나리액젓과 약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