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물 지하수' 조사 나선 농어촌공사, 결과는...

[보도 그후] 농어촌공사 창원지사, 창원 동읍 본포리 박영복씨 지하수 분석

등록 2011.06.21 20:39수정 2011.06.2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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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정비사업 공사 현장에서 나온 준설토를 매립해 농지를 높이는 '농경지리모델링사업' 현장인 경남 창원 동읍 본포리에서 지하수 오염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한국농어촌공사 창원지사가 현장 조사에 나섰다.

'본포지구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을 발주한 농어촌공사 지사는 20일에 이어 21일에도 본포리 박영복(69)씨 집에 있는 지하수 관정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농어촌공사 지사는 '수중 검침기'를 지하수 관정 속에 넣어 상태를 살피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남 창원시 동읍 본포리 300-3번지에 사는 박영복.서영자씨가 15년 동안 지하수 물을 사용해 왔는데, 최근 흙탕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21일 한국농어촌공사 창원지사 관계자들이 현장에 나와 '수중 검침기'를 통해 관정 내부를 살펴보았다.
경남 창원시 동읍 본포리 300-3번지에 사는 박영복.서영자씨가 15년 동안 지하수 물을 사용해 왔는데, 최근 흙탕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21일 한국농어촌공사 창원지사 관계자들이 현장에 나와 '수중 검침기'를 통해 관정 내부를 살펴보았다.윤성효

농경지리모델링 현장 주변에서 지하수가 오염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씨는 14년 전 115m 깊이로 관정을 뚫어 퍼 올린 물로, 식수뿐만 아니라 30여 마리 소도 키워왔다. 그런데 지난 6월 10일경부터 흙탕물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박씨 집은 농경지리모델링사업 현장과 작은 도랑을 사이에 두고 있다. 낙동강사업 현장에서 퍼온 준설토를 매립하는 작업은 지난해부터 시작되었던 것. 지하수에 영향을 미칠 만한 특별한 사안이 발생하지 않았고, 집 주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공사는 농경지리모델링사업 뿐이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19일 <오마이뉴스>("15년 잘 먹던 지하수, 4대강사업 탓에 구정물 됐어요")에서 단독보도하면서 알려졌다. 보도 이후 농어촌공사 지사가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 조사에 나선 것.

농어촌공사 지사가 '수중 검침기'를 관정 안으로 넣자 3m 깊이 정도부터 물이 고여 있었다. '수중 검침기'를 60m 정도까지 내렸지만 원인을 찾지는 못했다. '수중 검침기'를 사용하려면 지하수를 올리기 위해 관정 속에 넣었던 호스를 밖으로 드러낸 뒤, 하루 정도 지난 뒤에 작업을 해야 한다.

 경남 창원시 동읍 본포리 300-3번지에 사는 박영복.서영자씨가 15년 동안 지하수 물을 사용해 왔는데, 최근 흙탕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21일 한국농어촌공사 창원지사 관계자들이 현장에 나와 '수중 검침기'를 통해 관정 내부를 살펴보았다.
경남 창원시 동읍 본포리 300-3번지에 사는 박영복.서영자씨가 15년 동안 지하수 물을 사용해 왔는데, 최근 흙탕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21일 한국농어촌공사 창원지사 관계자들이 현장에 나와 '수중 검침기'를 통해 관정 내부를 살펴보았다.윤성효

이날 오전 호스를 드러냈다가 오후에 '수중 검침기'를 넣었던 것. 관정 속에 있던 여러 이물질들을 가라앉히는데 하루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농어촌공사 지사는 22일 '수중 검침기' 투입 작업을 다시 벌이기로 했다. 관정 속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수중 검침기'를 투입하는 것. 일종의 '내시경 검사'로 보면 된다.


농어촌공사 지사 김인환 지역개발팀장은 "지금으로서는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다, 관정 중간에 용접한 부분이 터졌을 수도 있다, 종합적으로 파악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 지사 김민규 과장은 "전국적으로 농경지리모델링 사업으로 지하수 문제가 발생한 사례는 처음"이라며 "이전 농경지에서 표토층의 흙을 50cm 정도 거둬낸 뒤 따로 보관해 놓았고, 준설토로 높인 뒤에 다시 그 흙을 쓸 것이다, 그런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지하수 오염은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박영복씨는 "지하수를 오염시킬 직접적인 원인은 농경지리모델링 이외에는 없다"면서 "15년 정도 아무런 문제가 없이 사용해 왔는데, 갑자기 오염된 물이 나온 것이다. 원인을 정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임희자 사무국장은 "집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지하수를 교란시킬 특별한 원인은 농경지리모델링 이외에는 없다"면서 "경상남도 낙동강사업 특별위원회에 해당 지역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는 등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시 동읍 본포리 300-3번지에 사는 박영복.서영자씨가 15년 동안 지하수 물을 사용해 왔는데, 최근 흙탕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박씨는 집 바로 옆에서 한국농어촌공사가 지난해부터 실시한 '본포지구 농경지리모델링' 사업으로 지하수가 오염됐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하수 관정.
경남 창원시 동읍 본포리 300-3번지에 사는 박영복.서영자씨가 15년 동안 지하수 물을 사용해 왔는데, 최근 흙탕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박씨는 집 바로 옆에서 한국농어촌공사가 지난해부터 실시한 '본포지구 농경지리모델링' 사업으로 지하수가 오염됐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하수 관정.윤성효

#4대강정비사업 #농경지리모델링사업 #한국농어촌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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