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게 뚫려버린 서울대 차벽. 행사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음향차량이 차벽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갔다.
최지용
[3신 : 오후 1시 50분] 어이없게 뚫려버린 '연천산성'... '본부스탁' 준비 원활
서울대가 법인화에 반대하는 록콘서트 '본부스탁'을 막기 위해 학교 셔틀버스로 길을 막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행사가 열리는 대학본부 앞 잔디광장으로 들어가는 진입로에 세워진 버스 틈사이로 행사차량 한 대가 아슬아슬하게 진입한 것.
학교 측은 17일 오전 대학본부 진입로 네 곳에 셔틀버스 총 6대를 동원해 차량진입을 막았다. 무대설비와 조명, 음향장비 등 학생들이 준비하는 행사 물품은 전날 대부분 들어왔지만 몇 가지 물품이 이날 오전 11시 경 뒤늦게 도착했다. 차량 진입이 불가능 할 것으로 생각한 학생들은 손수레를 가지고 물품을 나르려다가 버스 세대가 세워진 진입로에 약간의 틈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승합 차량이 들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좁은 공간이었지만 학생들은 과감하게 도전했다. 승합차가 앞뒤로 몇 차례 움직이다가 주변에 세워진 승용차의 범퍼를 긁기도 했지만 얼마 걸리지 않아 차량이 안쪽으로 쑥 빠졌다.
밖에서 보면 특별히 대단한 일은 아니었지만 학교가 세워 놓은 장벽을 가볍게 뛰어 넘은 학생들은 기뻐했다. 모여 있던 학생들은 "'연천산성' 별거 아니네", "우리가 진짜 이걸 넘어 간거야"하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학생들은 잔디광장에 무대와 부스로 사용한 천막들을 설치했다.
서울대 "점거 안 풀면 불가피한 조치 할 것" 지윤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이날 학교 측의 행사 금지와 관련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학교가 학생자치 행사를 이런 식으로 막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판단"이라며 "'총장실 프리덤' 영상을 포털에 삭제요청하고, 본관점거 퇴거 계고장을 보내고, 버스로 행사를 막는 것과 같은 물리적 방식으로는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본관점거를 풀 계획은 아직 없다"며 "방학 등 앞으로 계획을 잡는 게 쉽지는 않지만, 우선 오는 6월 국회에서 법인화 문제를 공론화 시키는 일에 집중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16일 서울대는 총학생회 측에 "점거를 풀지 않으면 불가피하게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퇴거를 요청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행정관 점거 농성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과 주거 침입 및 퇴거불응죄', '특수공무방해죄' 등에 해당 된다"며 "학생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크고 행정기능이 마비돼 전체 학생 및 졸업생, 교직원이 정상적인 행정 및 학사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후 1시30분 현재 '본부스탁' 행사장 주변은 대부분 정리가 끝났고 음향 시스템 점검과 리허설을 시작했다. 학교 측은 현재 행사와 관련한 대책회의를 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정문에서는 학내 관리인들이 나와 행사참가용으로 보이는 차량들을 통제하고 있다.
[2신 : 17일 오전 10시 10분] 서울대 잔디마당, 버스 6대로 차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