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구 소재 '임시수도 기념관'.
부산 서구청
또 부산 서구청은 올해 3월 임시수도기념관 인근에 이승만 동상을 세웠다. 그런데 지난 3일 동상은 붉은색 페인트를 뒤짚어 쓰고 말았다. 누군가 새벽에 동상 머리 부위에 페인트를 부었던 것으로 보인다. 부산 서구청은 제작업체에 훼손된 동상 보수를 맡겼고, 재설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용의자 몽타주를 작성해 배포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 민주·통일 원로인사들이 '이승만기념관'과 '이승만동상'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원로인사들은 "최근 일부 몰지각한 세력들에 의해 독재자 이승만의 영웅 만들기 사업이 진행된 사실을 접하고, 치솟는 분노는 물론 깊은 우려와 함께 반대를 명확히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념관 명칭변경 철회에 대해, 원로인사들은 "아직도 부산시의 진정성을 믿을 수가 없다"면서 "부산시는 지난 2007년에도 임시수도 기념관을 이승만 박물관으로 특화시키려는 계획을 추진한 적이 있으며, 또한 붉은색 페인트를 덮어 쓴 이승만 동상을 경기도의 동상 제작업체에 맡겨 보수작업을 의뢰한 것은 다시 설치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이승만은 영구집권을 꿈꾸다 독재와 불의에 항거하는 국민들에게 쫓겨난 독재자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이승만의 집권 시기, 군·경찰을 동원하여 비무장 민간인을 빨갱이로 몰아 적법 절차 없이 100만 명이 넘는 국민을 학살하고 인권을 유린한 범법자이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어떤 나라도 독재자와 국가범죄자의 동상을 세우고 기념관을 건립하는 나라는 없다"며 "이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명시되어 있는 데서도 확인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