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통일이야기> 표지
자리출판사
"에이, 요즘 '통일' 말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정말, 그렇다. 요즘 '통일 이야기' 많이 줄어들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라며 목 놓아 부르던 때는 선사시대 전설같이 느껴진다. 몇 년 전부터 마치 "우리 민족은 통일 안 하기로 결정 했다"는 상황처럼 보이기도 한다. 남북이 가까워지기는커녕 서로 헐뜯는다고 고생이 많다.
이때, 우리에게 '통일 이야기'를 재밌게 들려주는 사람이 혜성처럼 나타났다. 그가 바로 통일 전문지 <민족21>의 안영민 편집주간이다. 그는 14년째 20여 차례 북한을 방문한 사람이다. 그가 10년 동안 북을 취재한 취재수첩을 바탕으로 쓴 <행복한 통일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았다.
통일이 행복하다니, 제목부터가 신선하다. 그가 행복하다고 말한 것은 제목 잘 뽑아 책 팔아보겠다는 '깜짝 쇼'가 아니다. 그가 처절하게 몸부림치며 남북통일을 향해 달려온 지난 세월의 고백이다. 마치 누에고치처럼 통일을 한 올 한 올 엮어가는 심정이다.
그에겐 통일은 늘 현재진행형이고, 미래완성형이다. 그는 "나는 확신한다. 나침반이 늘 북을 가리키듯 통일의 시간표 역시 늘 미래를 향해 흘러가는 법이라고. 때론 소걸음인들 어떠랴"라며 저자서문에서 절규한다.
통일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유이 책에서 남쪽의 한 학생이 그에게 질문한다. "저는 왜 통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솔직히 이 글을 쓰는 나도 뜨끔하다. 통일, 꼭 해야 될까. 그런 생각 속에는 통일이 되면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통일이 되면 오히려 혼란만 가중될 거라는 논리다. 솔직히 상당히 설득력이 있지 않은가.
이에 대해 그는 확신 있게 대답한다. 그건 천만에 말씀이라고. "감정적인 접근이 아니라 통일이 남과 북에 모두 좋은 '상생의 길'이란 걸 구체적으로 확인되어야 한다. 통일과 경제의 실증 관계를 밝혀주지 못하면 통일문제는 미래에도 여전히 시대에 뒤떨어진 관념으로 그칠 수밖에 없다"라고.
이어서 그는 "경의선, 동해선이 연결되면 우리는"으로 시작하는 장엄한 연설을 한다. 통일을 하면 경제적으로도 남북이 다 같이 사는 길이 우리 눈앞에 선명하게 놓여 있음을 밝힌다. 책 곳곳에서 그러한 구체적 자료와 정황들을 만나게 된다.
경제적 이유들을 설명한 후 통일의 의미를 확실히 못 박는다. "나는 늘 행복한 사회, 행복한 세상을 꿈꾼다. 나는 그것이 통일의 미래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누면서 더불어 사는 세상이 바로 통일세상이기 때문이다. 서로가 가진 것을 나누면서 더 큰 하나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통일의 과정이다"라고. 그의 논리가 틀리지 않았다면 통일은 분명히 행복한 일이다.
북에 대한 시각부터 바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