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실버천사 김성공 할아버지를 처음 뵈었습니다(사진은 폐지를 가져가라는 전화를 받으시고 기뻐하시는 모습)
신광태
바쁘다는 핑계로 1년 중 명절에나 찾아뵙던 김성공 할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지난 6월 9일 서둘러 길을 나섰습니다. 갈 때마다 쌀이나 라면 박스를 가지고 찾아 뵈었는데 이번엔 빈손으로 찾아뵙는다는 게 못내 죄송했지만, 정말이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김성공 할아버지와의 인연은 2010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생활보호대상자이면서 폐지를 주워 판매해온 어느 산골노인이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사무소를 방문해 허름한 자루에서 200만 원을 꺼내 놓으며, "이 돈을 나보다 어려운 가정의 자녀들이 공부하는 데 쓰게 해달라"며 기부한 일 때문이었습니다.
김 할아버지는 1954년 상서면 다목리에서 군생활을 한 인연으로 전역 후 1964년부터 막노동을 하며 이곳 다목리 마을에서 지금까지 살아오셨습니다. 가난 때문에 할머니는 약 한 첩 써보시지도 못하고 32세의 나이에 지병을 얻어 세상을 떠나시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할아버지는 당뇨 합병증에 따라 한쪽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할아버지는 다리 절단 대신 약으로 치료하기로 하고 한쪽 다리를 끌며 휴지도 줍고 고철 등을 모아 생활을 해오셨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된 김 할아버지는 화천군으로부터 콘테이너박스 주거시설과 월 39만 원 정도의 지원금을 받아왔습니다. 또 일주일에 다섯 번 지원되는 반찬은 김 할아버지가 인근 아파트 및 주택단지를 돌며 폐지 등을 줍는 여건을 충족하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