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을 지나갈 때까지도 보지 못했던 다섯 분의 승려가 현판아래에서 보인다. 앞으로 다섯 발자국만 움직여 보자 붉은색의 가사를 입고 앉아 있는 또 다른 모습이 보인다.
조정숙
흐드러지게 피었던 아카시아 꽃이 우수수 떨어지자 찔레꽃이 반갑게 마중 나온다. 차창 밖에서 바람에 실려 간간이 날아오는 찔레꽃 향기가 온통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 어디를 가나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꽃 중의 하나다. 부석사 가는 길 차창 밖 풍경이다.
같은 오피스텔에 사는 작가와 다큐멘터리 프로듀서가 우연히 영주 부석사로 함께 자동차 여행을 떠나면서 겪는 미묘한 감정의 골을 다룬 작품으로 부석을 통해 인간관계에 내재한 단절을 그린 신경숙 작가의 '부석사'를 찾아가는 길은 왠지 모를 설렘도 함께 동반한다.
그동안 많은 사찰을 다녀왔지만 부석사는 처음가보는 절이기에 사뭇 기대가 된다. 입구에 들어서자 부석사 창건 때의 작품으로 불교 종파의 분별을 나타내기 위하여 지주의 중간에 간주를 만들어 표지가 되는 기를 세웠던 보물 높이 5m의 제255호 당간지주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