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의회 황순규 의원. '함께하는대구청년회' 소식지에 실릴 인터뷰를 하던 모습.
황순규
저는 인물이나 경력 면에서 도드라지는 것이라곤 크게 없는 평범한 기초의원 중 한 명입니다. 그나마 좀 차별화되는 점을 찾아보라면, 대구라는 보수적인 곳에서 민주노동당 당적을 가진 지역구 기초의원이라는 것 정도일까요. 아, 거기에 당선 당시 만 29세(1980년생)로 '대구지역 최연소'였다는 사실 하나를 덧붙여야겠군요. '능력'이 아닌 '조건'만으로도 선거에서부터 당선에 이르기까지 '이런 후보도 있다' 하는 주목을 받았습니다.
요즘은 6월 임시회에서 구정질문은 어떻게 할 것인지, 숱하게 받아둔 민원들은 어떻게 해결할지 골몰하고 있습니다. 지방선거 이후 1년이란 시간이 지났는데, 그 1년이란 시간 동안을 어떻게 갈무리해 볼 생각은 거의 못하고 있었네요. 그나마 <오마이뉴스>의 부탁을 통해서나마 이런 소소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이 고맙습니다.
1년이라는 시간, 제일 피부로 와닿는 것은 아무래도 생활적인 부분일 것 같습니다. 선거 때부터 체중이 불기 시작해 이젠 옷으론 어떻게 살을 가릴 수 없는 지경이 되었고, 옷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청바지와 티셔츠는 점점 사라지고 대신 정장과 와이셔츠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밤늦은 시간에 술자리를 자주 갖다보니 운동을 한답시고 해도 체중이 줄기는커녕 늘기만 했고, '어린 티'를 내지 않기 위해서라도 일부러 '정장'만 즐겨 입은 결과입니다.
동네 술집에서 지인들과 한잔하곤 돌아서려는데 "어, 우리 동네 의원님 맞죠?"라며 민원을 얘기해주시는 분도 있고, 주말 아침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동네 마트를 다녀오는데 "의원님~ 그게 뭡니까. 아무리 그래도 좀 갖춰 입고 다니세요"라고 얘기해주시는 분도 있습니다. 시장 한가운데 있는 은행에 돈 찾으러 가는 길도 예전 같았으면 5분도 걸리지 않았을 텐데, 인사하며 다녀오면 10분, 20분은 그냥 흘러갑니다.
지난해 선거운동을 할 때는 동네를 다녀도 어디 편하게 발붙이고 얘기 나눌 곳도 많지 않았는데, 1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은 이렇게 변했습니다. 덕분에 의정보고서 돌릴 때는 정말 편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