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행복경제학자'인 이정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명예교수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김영사 서울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갖고 이명박 정부를 향해 "경제 성장만 추구해서는 국민의 행복을 높일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유성호
"한국인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59%)에 훨씬 못 미치는 36%만이 '삶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은 OECD 평균(연 1739시간)보다 훨씬 많은 연 2256시간 일한다.""한국인들은 OECD 평균(69%)에 훨씬 못 미치는 44%만이 '전반적으로 건강한 상태'라고 답했다."OECD가 지난달 24일(현지시각)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행복지수(Better Life Index)의 세부 내용이다. OECD는 34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소득, 일, 건강, 삶에 대한 만족도 등 11개 부문을 수치화해 발표했다.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전반적으로 낮았다. 회원국 중 26번째다.
이뿐 아니다. 지난해 5월 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1.5명(10만 명 당)으로, OECD 평균(11.7명)의 2배에 달했다. 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는 지난달 4일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가 OECD 회원국 중 꼴찌"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극복했다고 자평해왔다. 하지만 다수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악화됐을 터다. 최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야간노동 철폐"를 주장한 유성기업 노조원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반값 등록금 실현"을 외친 대학생들은 모두 경찰에 연행됐다. 반면, 재벌 대기업과 고소득층은 '부자 감세' 혜택으로 곳간에 돈을 쌓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행복경제학자'인 이정전(68)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명박 정부를 향해 "경제 성장만 추구해서는 국민의 행복을 높일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부의 목표는 국민의 행복이어야 하는데, 이명박 정부가 이를 거스르고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주류 경제학자들에 대한 비판도 아끼지 않았다. 이정전 교수는 최근 펴낸 책 <경제학을 리콜하라>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서면 경제 성장이 행복도를 끌어올리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상식"이라며 "애덤 스미스는 250여 년 전 '물질적인 부는 행복의 척도가 아니다'고 했다"고 전했다.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가회동 김영사 서울사무소에서 그를 만났다.
애덤 스미스조차 "물질적인 부로 행복을 평가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