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왜관 미군기지인 캠프캐롤에서 대구환경운동연대 정수근 국장이 고엽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조정훈
한편, 대책위는 지난 25일 대구와 경북의 30여개 시민단체와 정당이 모여 꾸렸으며 이들은 매일 1인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대책위는 한미공동조사단이 꾸려져도 주한미군이 조사를 주도하게 되면 한국민들의 불안감만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하며 민간조사단이 정밀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측 민관조사단의 활동도 결국은 주한미군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형식적인 조사단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정부와 미국정부, 주한미군이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형식적인 조사만을 진행할 것이 아니라 환경단체, 시민사회단체, 시민사회와 야당이 추천하는 전문가, 피해지역 주민 등의 직접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미국정부가 직접 나서서 맹독성 고엽제 매립 문제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실시해 ▲ 오염원 제거 ▲ 주변지역 환경에 미친 영향 ▲ 주민들의 건강역학조사 등을 통해 피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피해보상까지 미국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재 캠프캐롤 앞에는 진상규명과 미군의 사과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수십 개나 걸려 있지만 정작 미군기지의 영향을 받고 있는 왜관읍에서는 고엽제 관련 현수막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는 왜관 사람들 중 미군부대 내에서 일을 해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고, 지역의 좋지 않은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지역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군기지와 맞닿아 있는 주민들은 "이제까지 아무 탈 없이 잘 살아왔는데 갑자기 고엽제 문제가 터져 불안하지만 누구 하나 나서서 말하기를 주저한다"고 전했다.
미군기지 후문쪽에 자리한 석전2리 주민들은 "상수도와 지하수를 같이 쓰는 집들이 많은데 우리 동네에는 지하수를 검사하겠다고 물을 채취해 간 사람들이 아무도 없다"며 이들은 고엽제 때문에 가장 큰 걱정은 먹는 물이라고 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이 마을 한 주민은 "얼마 전 서울에 참외를 내다 팔았는데 너무 맛있다며 추가주문이 많이 들어와서 좋아했다"며 "그러나 고엽제 문제가 터지는 바람에 주문이 취소되어 올해 농사를 망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지금 땅값이 내려가고 농산물도 팔리지 않아 죽을 판"이라며 "동네 사람들도 고엽제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싫어하고 또 아무도 그런 이야기를 안한다, 더이상 뉴스화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불안감 때문에 잠도 안 온다며 진상조사가 빨리 이뤄져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적극 나서라고 요구하고 주민들에 대한 대책도 세워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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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엽제 매립 진상규명에 민간전문가 참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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