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환 문제에 대해선 "자식이 없어지는 것 같아 섭섭하다" 난색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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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도쿄 오쿠라호텔 뒷마당에 세워져 있는 이천오층석탑이, 지난 3월 일본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석탑 일부가 훼손된 사실이 밝혀졌다. ⓒ 유재국

지난 3월 일본 동북부지역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인해, 도쿄 오쿠라호텔 뒷마당에 전시되어 있는 '이천오층석탑' 상단 부분이 훼손되고 무너질 위험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이를 숨겨 온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이천오층석탑을 관리‧보존하고 있는 일본 오쿠라문화재단 역시, 지진으로 인한 피해상황을 묻는 일본 문화재청에 '피해가 없다'고 허위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우리 정부를 경악케 하고 있다.

지진으로 인한 '이천오층석탑' 훼손 사실은 지난 13일, 시민운동단체인 '문화재제자리찾기'가 조계종 중앙신도회 관계자 등과 함께 일본 도쿄 오쿠라호텔 뒷마당에 있는 오층석탑을 둘러보던 중, 석탑 일부가 훼손되어 가림막으로 덮여 있는 것을 발견하면서 문제가 됐다.

이천오층석탑 훼손 사실을 전해 들은 이천오층석탑환수위원회(이하 환수위) 조명호 상임위원장과 박창희 실무위원장, 박형민 사무국장은, 지진으로 인한 피해 조사와 환수교섭을 목적으로 지난 23일 일본으로 건너가 오쿠라 문화재단 이사와 오쿠라 집고관 부관장을 면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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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오쿠라호텔 뒷마당에 세워져 있는 이천오층석탑이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석탑 일부가 훼손되고 중심이 기울어져, 탑 주변으로 철재 봉이 세워져 있다. ⓒ 유재국

이처럼 이천오층석탑이 위험천만의 상태로 방치되어 있는 상황에 대해 오쿠라재단 관계자는 환수위와의 면담에서 "지난 3월11일 오후 이천오층석탑이 지진으로 손괴된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혹시 모를 석탑 붕괴로 위험한 상황이 발생되는 것을 막기 위해 16일 포막을 쳤다"며 "3~4개월 후 여진이 멈추면 보수를 할 계획이었다"라고 말했다는 것.

특히, 환수위는 이날 면담에서 오쿠라재단측에 석탑이 훼손된 것에 대해 한·일 공동조사를 실시하자고 제안했으나, 재단측은 "이사장과 상의해 보겠지만 일본인의 기술만으로 보수가 가능할 것"이라며 거절했다는 것.

또한 석탑의 안전한 관리와 보존을 위해 한국 반환이 불가피하다는 환수위 요청에 대해, 오쿠라재단측은 "석탑을 100년 가까이 잘 지켜왔는데 한국에 가면 자식이 없어진 것 같이 섭섭하다"고 말해,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는 것.

한편, 환수위 조명호 상임위원장은 "일본 대지진으로 훼손된 이천오층석탑의 피해 사항 등에 대해 시원한 답변은 얻지 못했지만, 오쿠라재단측이 6월 7일 개최 예정인 이사회에 이천오층석탑 문제를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하겠다는 답변만 받았다"며 "위독한 상태에 있는 이천오층석탑의 정확한 피해 상태 확인 및 반환을 위해 한국 정부가 적극 나서주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천오층석탑 환수를 위해 조병돈 이천시장은 6월 10일, 오쿠라재단을 방문할 계획이며, 지난 4월 이천오층석탑 환수 염원 탑돌이 문화제에 즈음해 선발된 백일장 및 사생대회 수상자 9명도 7월말 현지를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