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공 천왕당
정만진
용연사 극락전과 적멸보궁 사이를 지날 때 유심히 보면, 비슬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안내판 하나가 아주 작은 덩치를 하고 서 있다. 용연사에서 내려와 반송초등학교 앞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조금 가다가 왼편의 김흥리로 들어가면 거기서도 비슬산으로 갈 수 있다. 그 길은 임도인데, 초곡산성 옆구리를 거쳐 유가사까지 이어진다.
김흥마을을 왼쪽에 두고, 아니 비슬산을 왼쪽에 끼고 논공으로 들어가는 고개를 넘는다. 논공읍 북리 462번지에 있는 천왕당을 찾아가는 길이다. 천왕당은 마을의 수호신을 모시고 주민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제당(祭堂)이다. 천왕당을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흔히 서낭당이라 불러왔다. 서낭당의 한자식 표기는 성황당(城隍堂)으로, 정비석이 같은 제목의 소설을 발표한 이래 더 많이 알려졌다.
논공천왕당은 논공가톨릭병원 맞은편의 불쑥 솟은 봉우리 꼭대기에 있다. 논공 읍내가 초행길인 답사객은, 천왕당이 길에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찾느라 헤맬 공산이 크다. 언뜻 생각하면 민속문화재인 만큼 논공천왕당이 제법 그럴 듯한 옛날식 종교시설이 아닐까 싶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가 않기 때문이다. 아주 작다. 산봉우리 위로 올라가보면 어른의 어깨 밑으로 오는 아주 작고 앙증맞은 집 하나가 고목 아래에 놓여 있는데, 그것이 바로 논공천왕당이다. 1853년에 처음 지어졌고, 지금 자리에 옮겨져 새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은 1924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