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파운데이션 론치패드 인큐베이팅 모형Health Launch Pad』- Yong foundation, 2010
영파운데이션
물론 이러한 영국사회의 노력들에 대해 온전한 성패를 결론내리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적어도 영국정부나 중간지원조직들의 목표가 단순히 '꿀벌 숫자늘리기'에만 집중되어있지 않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생태계조성에 방점이 찍혀있다. 오랜 역사적 경험을 통해, 더 많은 꿀을 지속적으로 얻기 위해서는 꿀벌에 대해 과욕을 부리기보다 꽃과 나무를 심는 것이 먼저라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진.짜. 물고기 잡는 법이 필요한 때그렇다면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꿀벌, 즉 사회혁신가나 사회적기업가가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자질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소통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다종다양한 사람들을 매일같이 만나고 소통하고 설득하면서 사업을 일으킨다는 것이 어디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인가.
예컨대, 조찬모임에서 외국계기업재단 담당자를 만나 펀딩을 설득하고, 점심에 이웃어르신들을 만나 막걸리 한잔 걸치며 공동체 대소사를 이야기하다가, 저녁에는 국회에서 열리는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학자들과 발제하고 정치인들에게 로비한 뒤에야, 비로소 집에 돌아와 밀린 업무를 처리하다 잠드는 일과를 연중무휴로 소화해야만 하는 것이라 말한다면, 조금은 생생한 비유가 될 지도 모르겠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먼저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 서로의 이해관계 때문에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들을 화해시키기 위해서는 그네들이 진정으로 갈망하는 바를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충분히 공감했다면 진정성을 갖고 끈기있게 설득해야 한다. 저기 빈 곳을 메우기 위해서는 당신의 여유자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사실, 그리고 내가 그 일을 할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다는 사실을 확신시켜야만 한다.
이것은 지난 30여 년간 전 세계 각국에서 사회적기업가들을 발굴하고 육성해 온 아쇼카재단(Ashoka)이 도달한 결론이기도 하다. 사회적기업은 섹터간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엮어내면서 자원을 동원해야만 하는 현실적 필요에 늘 부딪치기 때문이며, 궁극적으로 더 많은 사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성공모델을 전파하고 가치를 확산시키는 것이 존재이유이기 때문이다.
( 2010 TED wish prize winner, 사회혁신가 제이미 올리버가 '물고기 잡는 모습' 강연장에서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네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 현장에서만 수백만 달러를 모금했고 누리집(
http://www.jamieoliver.com/)까지 개설할 수 있었다. < Language 를 클릭하시면 한글자막 보기가능>)
사회적기업을 지칭하는 데 쓰이는 흔한 수사 가운데 하나가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 이다. (노자, 도덕경) 사실 이는 '취약계층에게 시혜대신 자활, 자립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로 노동부가 사회적 일자리사업을 펼치기 시작할 때부터 회자되던 말이어서, '사회를 혁신하는 주체' 인 오늘날 사회적기업들을 설명하는 데는 조금 무리가 있다.
그런데 사회적기업과 지원조직의 관계를 놓고 본다면, 같은 이유로 이 말만큼 지원조직들의 본령을 잘 표현한 말이 또 없다. 지원조직이 단순히 시혜만 베푸는 것이 아니라, 먼 미래를 내다보며 사회 내에 다종다양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진지한 노력을 기울일 때, 사회적기업 역시 진정성을 가지고 쉴새없이 사회 속을 유영하고 소통하며 비로소 거대한 사회혁신의 물결을 불러올 것이다.
<참고자료>
- 『Social innovation』, Oxford skoll center, 2007
- 『Growing Social ventures,Young foundation & NESTA, 2011
- 『Social Investment TF, final report』, 2011
덧붙이는 글 | 이재흥님은 소기업발전소 연구원입니다. 이 글은 희망제작소 소기업발전소 누리집 (http://blog.makehope.org/smallbiz)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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