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동건을 성장케 한 영화<태풍>에서 '국정원장'이라는 역할을 하면서 박찬영 배우는 많은 영화팬들에게도 얼굴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어 뮤즈
탈장르의 배우, 박찬영의 매력은 ?박찬영 배우는 영화 <태풍>에서 해적 '씬(장동건 분)'을 나포해야 하는 국정원 원장이라는 카리스마가 강한 역을 맡아 많은 관객들에게 호평 받은 바 있다. 박배우는 영화<태풍>에 출연한 계기로 "장동건을 키운 조직 폭력배의 보스"라는 닉네임으로 부산 연극계의 일부층에서 불리기도 한다.
그는 최근 영화로는 <남자 태어나다> 등에 출연한 바 있다. 연극 작품은 <세일즈맨의 죽음>, <리어왕>, <페드로> 외 100여편 출연 했다. 영화는 <지독한 사랑>, <페이스>,<무방비 도시>, <친구>,<태풍> 등이다.
박씨는 영화와 연극을 오가면 연기하는 탈장르의 배우. 그러나 인생의 황금 같은 시절을 부산시립극단 단원으로 연극생활을 온 부산의 대표 연극인이기도 하다. 부드러운 곱슬 머리와 부리부리한 안경 너머의 예리한 눈빛과 온화한 미소는, 그가 무슨 부탁을 하더라도 거절하기 어려운 카리스마가 넘쳐나는 묘한 위엄을 풍긴다.
그는 부산의 우수 예술인으로 뽑혀 부산 시장의 표창을 받기도 했고, 부산연극제 최우수 연기상 수상 외 많은 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런 그는 오는 6월경 '부산시립극단'에서 정년 퇴임을 한다. 제 41회 부산 시립극단 정기 공연은 박배우에게 공식적으로 마지막 공연이 되는 셈. 그는 부산시립극단을 창단하는 데 큰 공헌을 한 창단 멤버이기도 하다.
부산 시립 극단 정기공연 'no where'에서 주인공 박찬영 역할을 맡아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박찬영과의 인터뷰 내용을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다.
▲부산시립극단 전 수석 박찬영 배우
송유미
- 최근, 무대 밖의 일상의 시간은 어떻게 보내시는지요 ?"(웃음) 주로 배우 동료들과 공연 후(또는 연극 연습)소주 한잔의 시간을 즐깁니다. 이 시간이 나를 성찰케 하는 시간이라 사실 연극 연습만큼 열중합니다. (웃음) 그 나머지 시간은 가족들과 함께 보냅니다."
그리움이 힘이다 ?- 선생님의 연기는 매우 특별한 향기를 뿜어냅니다. 선생님의 연기에의 아우라( 혹은 영감)는 어디서 온다고 생각하시는지요?"이거 결코 쉽지 않은 질문이네요. 저 생각은 연극이란 또 다른 삶을 무대 위에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서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 사물들이 나의 연기의 힘(근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굳이 예를 들면, 오래전 <리어왕> 공연 중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당신께서는 여느 아버지들과 달리 배고픈 연극을 하는 아들의 입장에서 이해와 용기를 주신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무대에 설 때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힘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 인생이 연극이라는 말이 있지만, 매일 매일 연극 연습을 한 공연의 막이 내리고 나면 허전하실 것 같은데, 선생님은 어떠신지요?"연극배우라면 누구나 막이 내리고 나면 허전할 것입니다. 마치 인생의 막이 내린 것 같은 기분이 한창 젊은 시절에서 많이 들었지요. 그래서 불꺼진 빈 객석을 바라보면서 그 허전함을 한잔의 술로 달래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신 건강에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 같고, 나이 들어서는 이런 허전함이 도리어 묘한 행복감으로 다가와서 오히려 즐기게 되었습니다. (미소)"
▲박찬영 배우가 있어 부산시립극단이 있었다 ?
부산시립극단
좋은 배우는 좋은 작품이 만든다 ?배우 박찬영은 누구 ? |
53년 5월 7일 부산에서 출생 82년 동아대학교 상경대학 경제학과 졸업 91년 부산 연극제 최우수 연기상 수상, (이만희 작, <그것은 목탁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 92년 부산연극협회 사무국장 역임 92년 우수 예술인 선정되어 부산시 시장 표창 98년 부산시립극단 창단 단원으로, 현재까지 연극대표 작품<세일즈맨의 죽음>,<리어왕>,<페드로> 외 100여편 출연 영화 대표 작품 <지독한 사랑>, <페이스>,<무방비도시>, <친구>, <태풍> 등 다수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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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대단하십니다. 연기의 경지를 느끼게 하는데요. 연기력에 혹시 남다른 노하우라고 할까요. 아니면 괴벽 같은 것이 있으신지요 ?
"글쎄요. 노하우란 건 딱히 없는 것 같고. 굳이 있다면 상대 배우의 대사나 연기를 잘 관찰하면서 나의 연기를 만들어나가는 편입니다. 배우와 배우간의 소통(교감)이 잘 되면 자연스레 앙상블이 어우러져 계산되지 않는 가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감동적인 연기가 흘러나온다고 얘기드리면 이건 자화자찬이 되는데 말입니다. (웃음)"
- 선생님께서는 연극의 길을 걷게 한 특별한 동기가 있었습니까 ?"꼬집어 동기라고 얘기하기는 그렇지만, 어릴적 저희 어머니께서는 악극을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극장에서 공연을 많이 접하였습니다. 그 계기가 연극에의 길을 걷게 하지 않았나 더듬어 봅니다. 어쩜 중학교 시절 성당에서 성탄극에 참가한 일이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도 같습니다. 내가 본격적으로 연극을 하고 싶다는 꿈을 키운 동기가 될 것입니다. (사이) 하지만 설명하기 힘든 생래적인 것들이 아마도 나로 하여금 배우의 길로 걸어오게 한 것은 아닐까 합니다. 그러니까 운명이라고 해야 할지요 ? (웃음) 사실 무대에 서면 항상 고향에 돌아온 듯 마음이 편해집니다. 어쩔 수 없는 연극쟁이라고 말씀드리게 되는데요. (웃음)"
- 최근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었는지요 ? 그리고 연기자로서 특별한 연기론(예술론)이 있으시다면 얘기해 주시면 합니다."최근에 가장 인상 깊은 작품은 <페드로>입니다. 항상 가슴에 남아 있는 작품은 <리어왕>입니다. 좋은 연기자가 되려면 좋은 작품이 존재해야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배우는 물론 주어진 연기를 잘하면 되겠습니다만, 좋은 작품에서 좋은 배우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배우는 또 상대배우의 연기(느낌, 호흡, 대사 등)를 잘 받아주는 배우가 가장 바람직한 배우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배우가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