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일간지 <마아리브> 5월 16일자 4면. 나크바데이를 맞아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시위가 벌어진 장소들.
<마아리브>
나크바데이는 이스라엘 독립기념일(이스라엘은 1948년 5월 14일에 독립했지만 유대력에 따라 날짜가 매년 다르다. 올해는 5월 10일이다.)을 전후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대(對)이스라엘 항의시위를 벌이는 날이다.
이스라엘의 건국과 함께 시작된 나크바데이는 최근 들어 격렬해지고 있다. 올해에도 오는 9월 유엔총회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과 독립을 추진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이스라엘 간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그 분노가 나크바데이에 터질 것을 이미 예상하고 있던 터였다. 때마침 나크바데이 직전인 5월 13일에 예루살렘에서 시위를 하던 아랍 청년이 이스라엘군의 총탄을 맞고 사망하자 성난 군중이 격하게 변했다.
14일 아침 감람산으로 향하던 필자의 차량이 중무장한 이스라엘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성난 아랍인들이 외국인도 공격할 것을 우려해 아예 통행을 금지한 것이다. 순간 생각했다. '오늘(14일) 예루살렘을 찾은 관광객은 순례를 못하겠구나.' 예루살렘을 찾는 관광객의 대부분이 감람산에 오르는데, 그곳이 예루살렘을 내려다보는 최고의 전망대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며칠 전 예루살렘 동쪽의 이사위예라는 한 아랍 마을을 지나던 필자의 차량에 여러 개의 돌이 쌩하고 날아온 적이 있었다. 창밖을 내다보려던 순간, 돌멩이 하나가 필자의 얼굴 정면으로 날아왔다. 돌멩이는 마침 닫혀 있던 차 유리창에 강하게 딱 부딪쳤다. 차 유리가 아니었다면 내 얼굴을 때렸을 것이다. "와, 차 유리 정말 강하다"는 탄성이 나왔다. 이날 필자의 차량으로 날아온 돌멩이는 요즘 성난 팔레스타인의 민심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나크바데이 때 커다란 건물 열쇠를 들고 시위를 벌인다. 이 열쇠는 이스라엘에 빼앗겨 되찾을 수 없는 자신들의 집과 창고의 열쇠를 상징한다. 이스라엘 건국 때 예루살렘이나 욥바, 헤브론 등의 도시에서 쫓겨나 팔레스타인 내 곳곳에 세워진 난민촌에서 살고 있거나, 전쟁이 끝나면 돌아오리라는 생각으로 이웃 나라로 피난을 떠났다가 아직도 돌아가지 못하는 난민이 수백만 명이다. 이들은 여전히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나크바데이는 바로 이러한 심정을 호소하는 시위다. 이날이 다가오면 고향이던 이스라엘 땅에서 쫓겨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요르단강 서안 곳곳에서 시위를 하는데, 이것이 점차 확대되어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살고 있는 터키, 레바논, 시리아, 요르단 등지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시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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