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자 재능노조 지부장이 농성장을 철거하는 용역들에게 소리치고 있다.
최지용
"G20 회의 한다고 감추면 우리가 사라집니까? 정부가 재능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서 사측에 압력을 넣거나 교섭에 나오도록 만들어야지 안 보이게만 해놓으면 국격이 올라갑니까? 국격 타령 말고 재능교육 같은 사회 문제 해결해야 합니다."오수영 재능교육노동조합 사무국장은 이날 철거가 곧 개최될 "G20 국회의장 회의 때문"이라고 말했다. G20 국회의장 회의는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국회와 서울 시내 호텔 등에서 개최된다.
오 국장은 "재능교육 본사 앞은 중요한 국빈이나 외빈들이 자주 오가는 길"이라며 "어느날 경찰이 농성장 주변을 버스로 막으면 어김없이 경찰의 호위를 받는 검은 승용차들이 줄지어 지나간다"고 말했다.
오전 9시 30분, 서울 중구청에서 고용한 용역들이 오 국장과 유명자 노조 위원장이 들어가 앉아 있는 텐트를 찢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남대문경찰서에서 출동한 경찰병력 60여 명이 농성장 주변을 둘러쌌다.
두 명의 여성노동자가 절규하면서 저항했지만 30여 명에 달하는 건장한 용역들을 당해낼 수 없었다. 순식간에 텐트가 무너졌고 용역들은 중구청에서 나온 트럭에다가 그 잔해를 실어 떠났다. 주변에 걸려있던 투쟁 현수막도 모두 철거됐다. 유 위원장과 오 국장은 여경들에 의해 거의 포박되다시피 제압당했다.
한바탕 소란이 지난 후 이번에는 서울시에서 농성 텐트가 있던 자리에 문화제 안내소 부스를 설치하려고 시도했다. 농성장 바로 옆은 조선시대 제사를 지내던 '환구단'이 있다. 재능교육 노조 측은 그 자리를 양보할 수 없다며 눌러 앉았고 양측의 실랑이는 한참 동안 계속됐다.
"G20과 우연히 날짜 맞았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