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은 이정(李霆 1554-1626) I '풍죽(바람에 날리는 대나무)' 견본수묵 71×127cm 조선회화에서 최고의 묵죽화
간송미술관
그러면 여기서 대나무그림을 잠시 감상하면서 살펴보자. 군자의 정조와 기개를 표상하는 데는 역시 대나무가 최고다. 그 위세가 그지없이 곧고 강인하게 보인다.
세종대왕의 4대손인 이정(1554-1626)의 대나무그림은 조선 오백년 통틀어 제일 잘 그렸다고 평가받는다. 대나무 그림이 물 찬 제비 같다. 이정은 임진왜란 때 왜장한테 칼을 맞아 오른쪽 팔을 크게 다쳤는데 그걸 계기로 그림을 더 잘 그리게 되었단다.
이 그림에 대해 간송미술관 백인산 연구위원은 "이정의 '풍죽'은 바람이나 그런 정경을 묘사하기보다는 이를 견뎌내는 대나무의 응축된 기세를 표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평했다. 탄은의 대나무그림에는 고죽(마른 대나무), 난죽(난과 대나무), 순죽(순 나오는 대나무), 우죽(비 맞은 대나무), 풍죽(바람 타는 대나무)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김조순이 말하는 대나무 미덕 5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