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수 MBC PD
이정환
- 경인지사로 인사발령이 났는데. "오늘(12일) <7일 간의 기적> 방송하는 날이다. 이게 2부작이라 오늘 방송 마치고 바로 2부 편집에 들어가야 하는데, 윤길용 국장이 이우환 PD와 저를 불러서 '경영진의 방침'이라면서 인사발령 소식을 전하더라. 저는 지금도 왜 이런 인사발령이 났는지 이해할 수 없다. 시사교양국을 떠나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적도 없고,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다."
- 노조에서는 한학수 PD가 평PD 협의회 대표격으로 윤길용 국장을 면담했다는 이유로 이번 인사 조치를 당했다고 하던데. "평PD 협의회는 올해 3월에 조직이 됐다. 시사교양국 평PD 협의회는 운영위원이 10명이 넘는다. 위원장, 부위원장 위계조직이 아니고 10명이상의 운영위원 집단운영체제다. 저는 그 중 한 명에 불과하다. 국장면담도 2~3명이 함께 했고, 총회에서 결정된 의견을 전하는 역할을 했다.
왜 제가 인사 조치를 당했는지 모르겠다. 오늘 윤길용 국장을 만났을 때도 어떤 취지냐고 되물었지만 '경영진의 방침'이라는 것 이외에는 듣지 못했다. 지금으로서는 사측이 '평PD 협의회를 정조준하면서 그 중에서 한 명을 시범 사례로 찍어낸 것이 아닌가' 라는 것 이외에는 달리 추정을 할 수 없다."
- 한 PD를 평PD 협의회의 대표격으로 볼 수 없다는 말인가. "평PD 협의회가 누구 한 명이 주도를 해서 선동을 하거나 운영되는 조직이 아니다. 그런데 그 중 시범 사례로 중견 PD인 저를 찍어낸 건 한 두 명만 솎아내면 뭔가 되겠다거나, 한 두 명만 겁박하면 와해시킬 수 있겠다는 이런 치졸한 발상에서 나온 생각 아닌가 싶다.
경인지사로 가게 되면 프로그램을 하는 게 아니라 프로그램에서 떠나라는 거다. <아프리카의 눈물>, <7일간의 기적>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저의 본업인데 시청자들을 만나지 말라는 건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구속력 있는 시사교양국 PD 총회 통해 대응 할 것" - <7일간의 기적>은 어떻게 되는 건가. "저는 오늘부로 경인지사로 발령이 났으니 당장 다음 주 방송이 어떻게 나갈지 걱정이다. 조연출이 편집을 해야 하는 건지.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발령이다."
-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일단 물어보고 싶다. 왜 이런 인사발령이 났는지, 징계성 인사발령이 왜 났는지 적시해달라고 요청을 할 생각이다. 구체적인 배경과 이유에 대해서 들어야 움직일 수 있다. 제가 입사한 게 1997년이니까 입사 14년차다. 그런데 시사교양국장이 이유를 알려주지 않는 인사발령은 처음 받는다. 당혹스럽다. 왜 이렇게 국장이 자신의 의지를 표명하지 않고 '경영진의 방침'이라고만 설명하는지 의아하다. 일단 이유를 물어보고, 수용할 수 없다면 불복하고 이유가 있다면 따르겠다."
- 13일에 총회를 할 예정이라고. "구속력 있는 시사교양국 PD총회를 해서 과반수 참여를 통해 의견 개진하고, 이 사태에 대해 어떠한 행동을 할 것인가, 어떠한 의견 표명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 충분히 토의를 할 것이다. 사실 PD들이 절반 이상 모이기가 어렵다. 쉽지 않지만 반드시 참석을 하라고
한 상황이다. 이 안건은 간과할 수 없는 너무나 중대한 사안이라고 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