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장파의 핵심인 정두언 의원은 당 쇄신문제와 관련해 '추가감세 철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반드시 철회된다. 내기해도 좋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남소연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12일 "한상률 (전 국세청장) 사건은 검찰에서 10분의 1도 조사가 안 됐다"며 "나는 한 전 청장이 한 짓을 많이 알고 있고, 검찰도 다 알고 있는데 (조사를) 하다 말았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17대 대통령직 인수위 때 내가 한 청장에게 (국세청 차장 시절에 만든) 이명박 대통령 일가사찰파일을 달라고 했더니 대통령의 약점을 잡으려 한다고 모함하는 바람에 이 대통령이 나를 질책했었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 전 청장은 지난 4월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의 원인이 된 태광실업 표적 세무조사 의혹과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을 상대로 한 연임로비의혹은 무혐의 처리돼 '면죄부 수사'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그는 서울 도곡동 땅이 이 대통령 소유라는 의혹의 전말을 알고 있다는 의혹을 받기도 한 인물이다.
정 의원이 현 정부 출범초기까지 '실세 중의 실세'였고, 한 전 청장의 비호세력으로 의심받는 이상득 의원과 대척점에 서 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주목된다. 그러나 수사되지 않은 부분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밝힐 수 없다"고 답변을 피했다.
"오세훈의 비판은 소외된 사람들 하는 소리"한나라당 소장파의 핵심인 그는 당 쇄신문제와 관련해 '(소득세와 법인세의) 추가감세 철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반드시 철회된다. 내기해도 좋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가 소득세와는 달리 법인세 감세철회에는 부정적이고,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법인세 감세는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내 소장파에 대해 "정체성 상실이 우려된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당이 쇄신 분위기로 들어가고 (쇄신모임인) '새로운 한나라'가 주목받으니 소외된 사람들이 한 마디씩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계속 비판해온 이상득 의원에 대해서는 "내년에 공천을 줄 수 없게 돼 있다. 전멸하는데 수도권 의원들이 가만있겠느냐"고 말했고, 이재오 특임장관에 대해서는 "자기 역할이 있겠지만, 앞에서 주도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음은 문답정리.
- 이명박 정부의 '개국공신'에서 '반란군 선봉'이 됐다는 표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맞지 않는 표현이다. 나는 항상 같은 자리에 있었다. 애정을 가지고 (대통령에 대해)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몸을 던질 때는 던졌다. 대통령을 포함해서 상대방이 바뀐 거다. 그동안 받아들이던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게 배신 아닌가"
- 대통령과의 관계가 틀어진 게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만들었다는 '이명박 일가 X파일'을 입수하려 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한상률 전 청장이 차장 시절 이명박 대통령 사찰을 주도했다. 그래서 17대 대통령직 인수위 때 사찰파일을 달라고 했는데 버티더라. 그러다가 한 전 청장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에게 '내가 대통령 가족을 뒤지고 있다'는 식으로 모함을 한 모양이다. 대통령이 자신의 약점을 잡으려한다고 오해했는지 나를 질책했다. (대통령이) 믿을 수 없는 사람의 말을 믿은 거다."
- 한 전 청장이 검찰 수사를 받았는데. "내가 한상률 전 청장이 한 짓을 많이 알고 있는데 그 중 10분의 1도 조사가 안됐다. 검찰도 다 알고 있는데 (조사를) 하다 말았다. 지금은 밝힐 수 없지만, 앞으로 다 드러날 수밖에 없다. 세상에 감출 수 있는 일은 없다."
"황우여 당 대표 선출, 친이 주류의 마지막 발목잡기도 뿌리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