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사업 찬반 논란

280억 민자유치 추진... 시민사회단체 '환경파괴' vs 주민들 '경제 활성화'

등록 2011.05.12 18:19수정 2011.05.1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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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설치 전면 백지화 기자회견 ⓒ 이종성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설치 전면 백지화 기자회견 ⓒ 이종성

 

의왕시가 왕송호수 일대에 추진중인 레일바이크 사업과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이 예상보다 대규모로 환경이 파괴될 것이라며 계획 중단을 요구하는 반면 인근 월암·초평지역 주민들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된다며 찬성하고 나서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참여와자치의왕풀뿌리희망연대, 민주노총경기중부지구 등 안양권 11개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은 12일 오전 의왕시청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파괴적인 의왕시 레일바이크 설치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왕송호수를 자연과 어우러진 시민의 공원 조성 공간으로 가꾸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의왕시가) 지난 4월 4일 발표한 '의왕시 레일바이크 설치 타당성 조사 연구 최종 보고'(이하 최종보고)는 레일바이크가 왕송호수의 생태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단 한 줄도 제시되지 않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최종보고가 제시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 효과와 수익 모델에 대해 객관적이고 신뢰할 만한 근거가 없다는 것도 문제지만 왕송호수를 생태공간으로 보지 않고 돈벌이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고가 교량을 설치해) 높은 곳에서 레일바이크를 타고 지나가며 철새들을 관찰하겠다는 것은 철새의 생태에 대한 무지의 소치로 결코 조류탐사관과 양립할 수 없으며 레일바이크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결국 새는 한 마리도 없이 조류탐사관만 덩그러니 남은 왕송호수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276억의 막대한 건설비를 민자유치로 진행한다는 점에서 수익만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귀결되어 결국 왕송호수를 유원지로 전락시킬 것이다"며 "의왕시는 레일바이크 설치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왕송호수를 생태공간으로 가꿔나가겠다는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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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바이크 설치를 요구하는 월암·초평동 주민들 ⓒ 이종성

레일바이크 설치를 요구하는 월암·초평동 주민들 ⓒ 이종성

 

250억대 민자유치 철도테마파크, '생태공간'과 '지역경제' 대립   

 

하지만 같은 시각 왕송호수 주변 월암·초평 지역 주민들은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주민들은 의왕시가 추진하려는 레일바이크사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이들은 "레일바이크 추진에 따라 지역 상권이 살아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며, 호수수질도 개선된다"며 "연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왕송호수를 찾아 상권이 활성되고, 매표소 인력과 안내요원 등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며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들은 "지역주민들로부터 레일바이크 사업이 포함된 왕송호수 철도테마파크 조성사업에 대한 찬성서명도 받고 있다"며 의왕시에 "레일바이크 사업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의왕시도 시민사회단체의 기자회견이 끝난후 시의 입장문을 배포하며 공식 의견을 개진했다. 시는 "레일바이크사업은 지역주민의 숙원사업이고, 사업추진시 왕송호수의 수질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면서 "타당성용역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레일바이크 운행의 선행조건은 왕송호수의 수질개선"이라며 "이를 위해 지난해까지 16억원을 들여 1만2500t의 퇴적오니를 제거하는 준설작업을 완료했으며, 내년에 30억원을 들여 호수 비점오염 저감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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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철도산업특구 추진 지도(아래 파란 부분이 왕송호수) ⓒ 의왕시청

의왕철도산업특구 추진 지도(아래 파란 부분이 왕송호수) ⓒ 의왕시청

 

의왕시의 야심찬 계획 철도산업특구 지정 앞서 반발 적지않아 

 

한편 의왕시는 관광객 유치와 수익사업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구상의 일환으로 오는 2013년말까지 230억원을 들여 왕송호수 주변 5.2㎞ 구간에 레일바이크 설치를 추진해 왔다.

 

이는 의왕시가 지난 2008년부터 왕송호수를 중심으로 한 철도테마파크 조성을 골자로 하는 철도산업특구 지정에 따른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12월 지식경제부에 레일바이크 사업이 포함된 철도특구 지정신청을 제출했으며, 오는 6월 승인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이와관련 의왕시는 타당성 용역 발주와 함께 지난 4월에는 김성제 시장 등 공무원과 전문가들이 삼척 해양레일바이크를 방문해 이용인원 및 수익현황, 인근 관광시설 연계사항 등을 비롯 각종 개선점을 함께 확인하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왔다. 

 

문제는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하며 과연 생태공간에 접목이 가능한 레일바이크를 설치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시민사회단체들도 레일바이크를 호수 지형을 이용한 지상 설치에는 동의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교각을 설치해 레일바이크를 공중으로 운영하고, 대규모 유원지 조성에 반대한다는 강경한 입장으로 타결점을 찾기가 만만치가 않다.

#의왕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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