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돌이' 국회의원들, 내년 총선에 또 나올까

[씽크카페컨퍼런스@대화가 전하는 이야기 15] 오성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전 운영위원장

등록 2011.05.12 22:29수정 2011.05.12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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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체인지(The Change)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씽크카페컨퍼런스@대화는 대규모 이벤트로서의 컨퍼런스가 아니라 매년 중요한 사회적 의제를 담아내고, 컨퍼런스를 계기로 사람들이 모이고 함께 대화하고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컨퍼런스를 지향합니다. 이와 같은 컨퍼런스의 취지를 살리고 또 참여하시는 분들에게도 사전에 이 주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자 인터뷰 시리즈를 기획하였습니다.

씽크카페컨퍼런스@대화 15개 주제 테이블 가운데 "제10테이블 : 내 삶이 유지되는 새로운 방식의 재개발은 가능한가?
"의 호스트인, 오성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전 운영위원장을 만났습니다. 인터뷰는 4월 28일 더체인지 사무실에서 이뤄졌습니다.
- 13일 씽크카페컨퍼런스에서 진행하실 테이블 대화의 주제가 뭐죠?
"주거 부동산 이슈인데, 워낙 폭넓고 쟁점도 많은 분야라서 그 얘기를 짧은 시간 안에 다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뉴타운 문제에 초점을 맞춰 봤는데, 뉴타운 문제 중에서도 대안적 해결방안으로 내용을 잡았습니다. 제목은 '내 삶이 유지되는 새로운 방식의 재개발은 가능한가?'로 잡아봤습니다.

원래는 '공동체가 유지되는 대안적 뉴타운 개발은 가능할까?'였는데, 꼭 공동체여야 하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그 속에 있다고 했을 때, 나의 삶이 유지되는 재개발 방식이 있느냐' 하는 식으로, 재개발 문제를 나의 문제로 끌어들여서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입니다."

- 주제가 그렇게 정해지면 대화 테이블에 참석하시는 분들에게 사전에 알려드리나요?
"일단은 전체 기획이 사전에 공개되고 참가하실 분들이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분들하고 소통해야겠죠. 그런데 그 범주를 넘어서도 할 이야기들이 많을 것 같아요. 주거와 부동산 문제의 근본원인인 투기적 이용이라든지, 거대자본의 횡포라든지, 그리고 모순된 정책문제라든지 하는 것들이 불가피하게 다 논의될 수밖에 없겠죠."

- 말씀하신대로 주거 부동산 문제는 범위가 넓은데 특별히 뉴타운 문제나 재개발 방식 문제를 주제로 잡은 이유는요?
"지난 2008년 총선 때 '뉴타운돌이'라고 할 정도로 뉴타운 공약으로 거의 거저 먹다시피 한 국회의원들이 굉장히 많죠? 근데 최근에 뉴타운 계획이 거의 절반 이상 백지화되었습니다. 백지화된 것으로 끝난 문제도 아니고, 조합을 구성해서 몇 십억 원씩 투자를 했는데 그 상태에서 중단되는 바람에 조합을 구성한 사람들이 엄청 낭패를 보게 된 상황입니다. 그리고 더 심하게는 기존의 주택이나 건물이 철거된 상태에서 중단된 상황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마어마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데 그것을 공약으로 당선된 국회의원은 제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고, 정부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만 목을 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내년에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테이블 대화의 주제가 시기적으로도 적절하고 사회적으로도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대안인데, 최근의 경향을 보면 그렇게 공약했던 국회의원들은 오히려 그 문제를 피해가고 있고, 대체입법이나 제도보완 정도만 고민하지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대한 고민을 안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는 시민들이 자구적 대안들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이번 대화 테이블을 진행하면서 나름 목표로 세운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이 생활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면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자기자산의 85% 이상이 부동산 자산이거든요. 임대로 살든 자가소유로 살든 간에 자기자산의 85% 이상이 부동산으로 묶여 있다는 것은 거의 부동산에 의지한 삶을 살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 기존 제도와 관성에 기대 살던 삶을 급격하게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이번 테이블 대화에서 두 가지 사례를 벤치마킹할 수 있다고 보는데요. 하나는 소유나 투기에 집착하지 않고 대안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방안입니다. 실험적으로 경험한 것이 서울 성북구 삼선4구역 대안개발모델인데요, 물론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모색의 과정을 테이블에 사례로 올려놓을 수 있겠고요.


또 규모는 훨씬 작습니다만 서울 마포구 성미산마을공동체의 '소행주(소중한 사람들이 있어 행복한 주택)' 사례를 올려놓고 보면, 주택을 투기의 대상이나 부동산 자산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야말로 주거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대안적 상상을 만들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런 정도의 상상이 나오면 큰 의미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 우리나라 주거 부동산 문제와 관련한 사회운동 현황은 어떤가요?
"최근의 뉴타운 반대운동, 소위 '백지개발식'이라고 하는, 싹 밀어내고 완전히 새로 짓는 전근대적 개발방식에 대한 저항운동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용산참사였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거에 대한 개념, 관념들을 바꿔내자는 운동이 있었는데, 1가구 1주택 운동이 그것이었죠. 소유든 임대든 1가구 1주택으로 투기의 수단이 아니라 주거의 수단으로서 집의 본령을 되찾자는 운동이었습니다.

그것은 보통 사람들에게 해당되기보다는 소위 '가진 자'들이 보이는 왜곡된 집의 소유행태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죠. 집이 투기적 대상이 되다 보니까 소유 자체가 어마어마한 부를 제공하죠. 더 나아가서 부의 대물림을 재생산해내는 핵심 기제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왜곡된 문화를 바꾸자는 운동이 있었습니다.

조금 부드럽게 접근한 운동이 집과 공동체문화의 측면에서 본, 마을 만들기 운동이 있지요. 예를 들면 골목 살리기라든지, 공동주택 운동 등이 가장 일상생활에 가깝게 접근한 주거운동입니다. 그리고 2000년 초반부터 크게 일어난 대규모 택지개발 반대운동이 있죠. 예를 들면 '환경정의'가 용인죽전택지개발 반대운동을 하면서 대지산 살리기 운동을 했죠. 그때의 나무 위 시위는 교과서에도 소개된 유명한 운동이죠."

- 제도적으로 세제개혁 운동도 1990년대에 있지 않았나요?
"세제개혁 운동이 상당히 중요한 정책수단으로 제기되었고, 참여정부 때 제도적으로 상당히 반영되었죠. 그래서 종합부동산세가 나왔고, 거래 투명화와 관련해 과세 표준화가 정착되었습니다. 물론 추진하는 단계에서 보수의 역풍을 맞기도 했습니다만 사회적으로는 큰 의미가 있는 운동이었습니다. 하나만 더 소개하면, 부동산 임차인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개선 운동도 의미있는 운동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장관, 대법관 이런 사람들 임명할 때 첫 번째로 딱 걸리는 게 부동산문제잖아요. 부동산 투기를 위해서 위장전입을 했다. 다운 계약서를 썼다, 이런 문제가 늘 있죠. 사회정의의 관점에서 부동산문제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었으면 합니다. 그것이 정치에 반영되면 상당히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http://thinkcafe.org/conference 에도 실려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http://thinkcafe.org/conference 에도 실려 있습니다.
#씽크카페 #오마이뉴스10만인클럽 #오성규 #씽크카페컨퍼런스 #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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