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UGHT' 스토로브라이트를 이용한 안무로 6분간 100번의 점프연기를 선보인다.
파슨스댄스컴퍼니
'코트'는 스트로브라이트를 이용한 안무 작품으로 암전과 스트로브라이트의 깜박거림 사이를 기술적으로 계산해 마치 하늘을 나는 듯 한 착시를 주는 작품이다. 점프의 최고점과 스트로브라이트의 켜짐 순간을 완벽하게 계산하고 연습하지 않으면 절대로 나올 수 없는 작품이다.
놀랍게도 이 작품을 연기하는 솔로 댄서는 6분간의 작품 동안 100번이 넘는 점프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였을까. 무대위로 쏟아지듯 떨어지는 땀 방울이 예사롭지 않았다.
모던 발레든, 현대 무용이든 익숙치 않은 관객에겐 지루할 수 있는 법이지만 '코트' 만큼은 누가봐도 지루할 틈이 없는 공연임에 틀림없다. 100여 번 깜빡이는 스트로브조명도 긴장감을 고조시켜 주거니와 박진감 넘치는 음악 또한 그 감동을 더해주는 때문이다.
격정적인 무대 '코트'가 끝나고 관객의 뜨거운 환호, 박수와 함께 붉은 커튼이 내려왔다. 아 그런데... 이게 왠 비극인가. 어디선가 조용히 코고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세상에나, 남편은 자고 있었다. 쉴새없이 깜빡이는 조명과 격정적인 음악소리에 눈을 감았다가도 뜰 것 같은 이곳에서 소리도 빛도 아랑곳 않고 잠이 든 남편. 정녕 관객계의 종결자가 아닐 수 없다.
이제 겨우 짧은 하나의 무대가 끝났을 뿐인데 남편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졸려 죽겠다. 뭐가 이렇게 어렵냐? 무슨 뜻인 거야? 솔직히 말해봐. 당신도 재미없지?"툴툴거리며 불만을 토로하더니 두 번째 작품부터는 아예 의자에 몸을 깊숙이 기댄 채 대 놓고 잠을 청한다. 아 정말 자리 값이 아깝다.
두 번째 작품인 '리멤버 미'는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세 남녀의 사랑이야기다. '마리'라는 한 여인을 사랑한 두 남자 '루카'와 '마커스'. 마리는 결국 루카의 사랑을 받아들이지만 이를 시기한 마커스는 마리를 납치 강금하고 복수심에 불타 마리를 살해하기에 이른다. 사랑하는 여인 마리의 죽음을 알게 된 루카는 마커스를 찾아가 복수를 하지만 뒤늦게 자신의 형제임을 알게 되고 형제와 연인을 잃은 슬픔에 자살을 선택한다는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