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그래피티 작가 뱅크시의 팬사이트에서 ‘쥐 그림’ 구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G20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려넣은 혐의(공용물건 손상)로 불구속기소돼 징역 10개월을 구형받은 대학강사 박모씨에 대한 구명운동을 하고 있는 뱅크시 팬사이트(ratseverywhere.com)는 지난 4월29일 ‘한국 쥐에게 자유를!(Free The Korean Rat!)’이란 캠페인을 시작했다.
ratseverywhere.com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홍보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려 기소된 대학강사 박모씨에 대한 구명운동이 국내 문화계를 비롯해 해외에서까지 벌어지고 있어 시선을 끈다.
검찰은 G20 정상회의 홍보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려 넣어 공용물건 손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대학강사 박아무개씨와 연구원 최아무개씨에 대해 지난 4월 22일 3차 공판에서 각각 징역 10월과 8월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 영국의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박씨의 구명운동이 벌어지고 있음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영국의 그래피티 작가인 뱅크시의 팬사이트(ratseverywhere.com)에서는 지난달 29일부터 '한국 쥐에게 자유를'(Free The Korean Rat!)란 제목의 구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팬사이트는 "한국의 이귀남 법무부 장관에게 '한국의 쥐들에게 자유를!'이라는 포스터와 대학강사 박씨를 위한 구명 의견서를 보낼 것"이라며 사이트 방문자들을 향해 "의견에 동의한다면 이귀남 장관에게 같은 내용의 이메일 또는 편지를 보내자"고 제안했다.
팬사이트에 올라온 탄원서 중에는 "언론·출판에 적용되는 표현의 자유는 거리예술에도 당연히 적용된다. 법무부에서 말하는 '정의'는 모든 사람에 대한 정의를 의미한다"며 "이 사람(대학강사 박씨)에게 자유를 주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그래피티는 예술의 한 형태다. 최악의 경우 재산범죄에 해당할 수 있지만, 그 처벌은 단순 벌금이거나 민사 재판에 준하는 것"이라며 "징역 10월에 처해질 일은 아니다"라고 주장한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 사이트는 런던 컬리지에 재학 중인 한국인 유학생의 이메일을 통해 쥐 그림 그래피티를 그린 한국인이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구명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검찰로부터 징역형을 구형받은 강사 박모씨는 3차 공판에서 "그래피티 작가 뱅크시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고 도안도 따왔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도 영화감독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정윤철, 장준화, 김조광수씨는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박씨가 G20 홍보물에 그라피티 작업을 하여 비록 공용물건 훼손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음이 인정되지만 이는 표현의 자유를 높이고 우리사회를 더욱 민주적으로 만들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G20과 같이 국제적 대규모 행사도 훌륭히 치러 내는 한국 사회가 이 정도의 풍자와 유머 조차 소화하지 못하면 실로 큰 모순"이라고 항변했다.
한편, 지난달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종헌 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박씨에게 공용물건손상협의로 징역 10개월을 구형했고 오는 13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 창피 셋] 한국 언론자유 지수 196개국 중 70위 '치욕' 이와 때를 함께 해 보수성향의 미국 인권단체(NGO)이자 언론감시단체인 프리덤하우스가 MB정부의 언론 검열과 표현의 자유 훼손 행태를 지적하면서 올해 한국을 언론자유국에서 '부분적 언론자유국'으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적 보수사회의 시각으로도 우리나라는 언론자유가 부분적으로만 보장되는 나라로 평가받는 치욕을 안게 됐다.
이른바 '미네르바 사태'로 대표되는 인터넷 통제, 방송계 초유의 <YTN> 대량해고 사태와 <MBC> 방송문화진흥회 개입, <KBS> 낙하산 인사 잡음 등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속된 '방송장악' 논란이 평가에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참여정부시절 동안(2007년까지)만 해도 프리덤하우스에서 실시한 언론자유 지수는 29∼30점이었고, '언론자유국' 지위를 유지해왔다. 그런데 '부분적'으로 강등되는 치욕을 겪게 됐다. 또한 이번 보고서의 국가별 평가내용을 살펴보면 대한민국의 언론자유 지수는 조사 대상 196개국 중 홍콩과 함께 70위를 차지했다. 동유럽의 체코, 폴란드, 헝가리, 남미의 우루과이와 칠레, 아프리카의 가나 등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다. 참으로 부끄럽고 창피스런 일이다.
이에 앞서 국제 언론인 인권보호 단체이자 언론감시 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2010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한국을 전체 178개 국가 가운데 42위로 평가한 바 있다. 이는 MBC <PD수첩> 제작진 체포 등이 있었던 2009년에 비해 27단계 오른 수치이지만 참여정부 당시인 2007년 39위, 2006년 31위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낮은 단계다. 그런데 참 희한하다. 지난 정권시절 그토록 이 문제에 민감했던 <조중동>이 조용하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정의가 패배하고, 거짓이 이겼다고 해서 정의가 불의가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성의 빛과 공기가 존재하는 한.
공유하기
"한국 쥐에게 자유를"...국제적으로 창피하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