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11.05.06 14:12수정 2011.05.0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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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아침입니다. 애들이 누구에게 들었는지 어린이날이라 자신들을 위해 엄마, 아빠가 재밌게 놀아줘야 한답니다. 그래서 한 마디 했습니다. "오늘은 너희를 위해 재밌게 놀아주겠다. 그리고 어버이날엔 아빠, 엄마를 위해 너희가 재밌게 놀아줘야 한다"고.
이른 아침부터 아이들과 싫지 않은 다툼을 벌인 후 서둘러 아침을 먹었습니다. 제37회 보성 다향제와 녹차대축제를 보러 가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평소 식사시간을 느긋하게 갖고 밥을 꼭꼭 씹어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그날은 조급증이 납니다.
조금 일찍 행사장을 향하면 길 막힘도 덜하고 찾아온 손님들 틈에 이리저리 치이는 일도 없으리란 생각입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아이들 식사가 늦습니다. 아이들에게 빨리 먹으라고 다그칩니다. 그 소리 들은 두 녀석은 아빠 소리가 낯선지 눈이 동그래집니다.
작은 소동을 뒤로하고 전남 보성으로 향했습니다. 시골길을 열심히 달리는데 바람에 흔들리는 보리밭이 보입니다. 파란 하늘과 살랑대는 초록 보리밭이 상큼한 오월임을 느끼게 합니다.
1시간 반 남짓 걸려 보성 행사장에 도착했습니다. 조금 이른 시간인데도 벌써 많은 사람들이 와있더군요.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일찍 출발한 사람들이겠지요. 주차장에서 행사장까지 거리가 꽤 됩니다. 한참을 걷는데도 두 녀석은 불평이 없습니다. 이젠 아이들도 걷는데 익숙합니다.
얼떨결에 넘어온 차 덖는 일
'차' 축제답게 행사장 입구부터 시음 할 수 있는 곳이 많은데 종류가 다양해서 더욱 좋습니다. 그리고 어린이날이라 아이들을 위한 체험공간도 한두 곳이 아닙니다. 두 녀석은 떡메 쳐서 만들어진 인절미를 손수 잘라보기도 하고 고사리 손으로 새끼 꼬기도 하며 즐거워합니다.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축제를 즐기고 있는데 차를 직접 만드는 곳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내와 저는 동시에 그곳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차 만드는 곳으로 잰 걸음을 놓았습니다. 아이들 손을 잡고 걷긴 하는데 아내와 제가 앞장서서 걷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