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작가중에 목공예를 하시는 분의 작품입니다. 진짜 돼지크기입니다. 합판을 조각해 만든 작품으로 꽤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군요. 돼지 외에도 나무소파, 의자, 애벌레 등 나무로 모든걸 다 만드신다네요.
진민용
부산광역시 기장군 장안읍 오리라는 곳에 가면 '대룡마을'이라는 작은 시골동네가 나옵니다. 최근에 생긴 부산울산 고속도로 덕분에 부산에서 불과 30여 분이면 도착하는 이곳에는 약 100여 가구가 살고 있고, 여느 시골이 그렇듯 주로 노인들이 대부분입니다.
이 지역은 인근 임랑해수욕장과 장안사 외에는 딱히 볼거리도 없는 곳입니다. 그만큼 조용하고 아늑하긴 하지만 적적한 곳이기도 하지요. 봄 볕이 내리쬐는 한 낮에 도심의 매연을 벗어나 쾌청하고 맑은 공기를 기대하며 찾아갔지만, 하필 최악의 황사가 뿌옇게 끼어있어서 실망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나마 작은 마을에 들어서자 눈에 들어오는 노송 두 그루가 여행객을 반기고, 좀 더 들어가니 노인정이 있는데 원목으로 한옥을 예쁘게 만들었더군요. 그런데 그보다 더 눈에 띄는 건 누군가 만들어 놓은 거리조형물들이었습니다.
굵은 쇠를 엮어 만든 작품이나 끈이 떨어진 그네, 돌을 깎아 만든 담벼락위의 고양이 등 각종 작품들이 예사롭지 않은 자태를 뽐내고 있고, 오래된 창고의 담벼락에는 예쁜 해바라기와 각종 꽃들이 장식하고 있으며, 폐가의 마당에는 잔디가 깔려있고 그 곁으로 자그마한 분재화분들이 놓여져 있습니다.
누군가 이 모든 것들에 숨결을 불어넣은 게 분명합니다. 마을을 감싸고 있는 담벼락마다 철재 또는 목재로 된 조각품들과 조형물들이 있고, 마을 입구에는 시골마을답지 않은 넓은 주차장까지 꾸며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