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 홈페이지 메인화면 이미지
국가기록원
한 달여 전, LH(한국토지주택공사) 문서보관소에 화재가 발생했다. 직원이 문서고 내에서 담배를 피우다 난 불이었다. 다행히 금방 진화됐고 아무런 피해도 없었지만, 만약 큰불로 번졌더라면 어찌 되었을까. LH의 기록 대다수가 한순간에 잿더미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 기관이 우리나라 공공기관 중 기록관리를 잘하는 곳에 속한단다. LH는 2009년 기록관리 국무총리 기관표창을 받았고 2010년에는 국가기록원 기록관리평가에서 A등급을 받기도 했다. 문서고에서는 담배를 피우면 안 된다는 기본적인 원칙조차 무시하는 이 기관이 기록관리를 잘하는 우수기관이라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공공기관의 기록관리 평가 기준이 어떻기에 위와 같은 결과가 나왔는지 궁금해졌다. 이에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소장 하승수)는 국가기록원에 기록관리 평가지표와 각 기관의 평가점수를 공개해 달라고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그러자 국가기록원에서 전화가 왔다. '업무가 바쁘기 때문에 7월에나 공개가 가능하니 정보공개청구를 취하했다가 다음에 다시 청구하라'는 내용이다. 필자가 청구한 내용은 없는 자료를 만들어 달라는 것도 아니고, 있는 자료를 달라는 것뿐이다. 도대체 직원이 399명에 달하는 국가기록원은 얼마나 바쁘기에 있는 자료를 공개하는 데 2개월이 넘도록 걸린다는 말인가.
그냥 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결정통지를 해달라고 하고 전화를 끊으니 필자의 지인에게 전화가 왔다. 이번에는 지인들까지 동원해 정보공개청구 취하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것이 기록정보의 공개를 확대해 세계 일류 기록국가를 실현하겠다는 국가기록원의 수준인가. 국가기록원의 어처구니없는 행태에 아연실색할 뿐이다.
철저한 기록관리 통해 투명한 행정과 역사 전승 구현하겠다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