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는 2008년 사망재해 최악의 기업으로 뽑혔다. 당시 한국타이어는 1년6개월 동안 15명의 노동자가 사망해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사진은 2008년 한국타이어 본사앞)
이현정
돌연사 의혹이 일었던 한국타이어에 백혈병 발병이 잇따르고 있어 현장 작업환경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오마이뉴스>가 최근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 및 유사질환 판정을 받고 '업무상 질병'을 인정받은 노동자는 모두 3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한 명도 지난해에 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다.
1983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 입사해 성형과 등에서 일했던 유아무개씨는 2003년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단받고 같은 해에 사망했다. 당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유씨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한국타이어에서 취급하는 유기용제인인 일명 '한솔'에서 벤젠 0.18ppm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연간 기준치인 40ppm의 10분의 1 수준으로 백혈병을 일으키는 농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벤젠 노출 외에 다른 요인이 없고 통상 과거 노출농도가 더 짙다는 사실로 볼 때 업무상 질병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즉 '한솔 취급과정 중 골수성백혈병 원인물질로 알려진 벤젠에 약 20년 간 노출돼 발병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업무상 질병'으로 판정한 것이다.
정아무개씨는 지난 1987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성형과(약 10년), 재료과 비드실(약 8년) 등에서 일하며 한솔을 취급해오다 1999년 급성골수성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2004년 근로복지공단이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은 "발암물질로 백혈병을 유발하는 벤젠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왔고, 실제로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 측정한 것보다 더 많은 양의 벤젠에 노출돼 왔다고 판단된다"며 업무상재해를 인정했다.
공아무개씨는 1995년 1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 입사해 압출 공정 등에서 일해 오다 2009년 8월 백혈병과 유사한 질병인 재생불량성빈혈로 산재승인을 받은 후 투병하다 지난 3월 사망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역학조사를 통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일하면서 벤젠 등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돼 발병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는 별도로 1999년에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등에서 일하던 유아무개씨와 이아무개씨가 각각 유기용제중독증으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은 바 있다.
이같은 유해물질로 인한 백혈병 발병사례는 2007년과 2008년 역학조사 및 특별근로감독 당시 언급되지 않은 것이어서 역학조사결과 및 작업환경을 놓고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타이어 "벤젠 미검출... 다른 유해물질도 법적기준치보다 100배 이상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