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인 육상수대표
이안수
저는 요즘 '숲'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이상한 증상을 앓고 있습니다. 심장이 벌렁대는 일이 생겨도 '숲'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어느 정도 진정이 되고 위안이 됩니다.
긴 여행에서 사방이 숲뿐인 곳에서 히치하이크에 실패하고 어둠이 내려도 차라리 그곳이 도시가 아니라는 것이 안도가 됩니다. 원시의 모습을 간직한 숲을 만나면 그곳에 안겨보지 않으면 발길을 뗄 수가 없습니다.
저는 2003년 7월, 캐나다 뉴펀들랜드의 코너브룩(Corner Brook)를 여행하고 있었습니다. 뉴펀들랜드섬에서도 연어가 가장 많다는 험버강이 도심을 가로지르는 그 작은 도시에는 세계 최대 크기의 제지 공장이 하루 종일 구름덩어리처럼 거대한 연기를 내뿜고, 나무를 찌는 냄새를 흘리고 있었습니다.
나무가 찢겨 펄프를 내뱉으며 죽는 그 냄새가 동물의 피비린내처럼 느껴졌습니다. 방문 신청을 한 후 며칠을 기다려 그 공장 내부를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거대한 휠에 뾰족하고 촘촘하게 붙은 칼날에 온몸이 찢겨 가루로 변하는 나무의 죽음에 대해서 애도했습니다. 그리고 자연과의 아름다운 동행을 위한 우리의 처신에 대해 숙고했습니다.
육상수 선생님은 제게 매혹이고 가장 큰 위안인 그 '숲'을 매일 끌어안고 그것을 주제로 월간지를 내는 분이니 숲의 비밀을 얼마나 많이 알고 계실까 싶었습니다.
이 생태강연은 강연전에 강연자와 청자가 함께 모여 '유기농 채소와 구수한 재래식 된장을 쓱쓱 비벼 먹는 건강한 저녁식사'를 함께 나누고 시작합니다. 천호균 선생님은 사모님께 청하여 특별히 막걸리 한 대접을 돌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