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재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방한한 우다웨이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왼쪽)가 26일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을 방문해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유성호
받을 수도 안 받을 수도 없는 형국이런 와중에 북한을 방문한 카터 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을 방문하고 무언가 '큰 것'을 가져온다면, 우리 정부의 입장은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천안함-연평도 사과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같은 것을 점치지만, 지난 1994년 그는 '정상회담'을 가져왔다.
정부로선 받을 수도 없고 안 받을 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받자니 그간 해왔던 원칙·강경 노선을 무너뜨리는 게 되고, 안 받자니 대화를 거부하는 모양새가 된다.
정부는 특히 여론의 추이가 신경쓰이는 표정이다. 카터 일행이 평양에 이어 서울로 돌아와서 기자회견이나 시민단체 면담 등을 통해 평양발 평화공세를 그대로 전달하게 되면, 카터의 방북보따리를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우다웨이 대표와 면담을 마친 정부 당국자는 이날 저녁 기자들과 만나 "중국측이 우리가 제안한 '3단계 프로세스'에 지지를 표했으며, 북한측의 메시지는 없었다"고 말했다. 당초 우다웨이 대표의 방한에는, 그가 이달초 베이징에서 김계관 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와 만나 의견을 조율한 만큼 북의 메시지를 가지고 왔을 것으로 기대됐다.
정부는 카터 방북은 '선긋기', 우다웨이 방한은 '김빼기'로 작전을 세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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