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문제삼은 아이콘들. 왼쪽 열이 아이폰 iOS 아이콘, 오른쪽이 삼성 터치위즈 아이콘
이번 소송에서 눈길을 끄는 것도 기술 특허권보다 제품 디자인과 사용자 이용환경(UI) 등 상품 외장을 뜻하는 '트레이드 드레스'가 강조됐다는 점이다. 실제 애플이 이번에 제기한 16가지 클레임 가운데 6가지가 트레이드 드레스나 상표권과 관련돼 있다.
'트레이드 드레스'는 미국에서 상품의 전체적인 외관과 느낌(look and feel)을 보호하려고 도입한 지적재산권 제도로 최근 '히트 상품 베끼기'를 차단할 목적으로 자주 활용되고 있다. 실제 애플은 '트레이드 드레스'를 문제 삼아 타 IT업체에 소송을 건 전력도 있다.
애플은 지난 15일 미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삼성은 자신들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독창적인 삼성 스타일을 창조하거나 개발하는 대신, 자사 제품에 애플의 기술, 사용자 인터페이스(UI), 혁신적 스타일을 베끼는 것을 택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갤럭시S 4G', '에픽 4G', '넥서스S', '갤럭시 탭' 등 삼성 제품들을 지목해 외형과 포장 박스뿐 아니라 '터치위즈'라 불리는 삼성 고유의 사용자 이용환경(UI)까지 문제 삼았다.
특히 애플은 '트레이드 드레스' 제도를 앞세워 갤럭시S 등에 적용된 기본 아이콘들과 문자 메시지가 사용자별로 정렬되고 대화형으로 표시되는 방식까지 iOS를 베꼈다고 주장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19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휴대용 통신기기 사업 분야에서 지속적인 성공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핵심기술 개발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포함하는 지적재산권 강화 등 노력을 지속해 왔다"면서 "스마트폰 등 삼성전자가 출시했던 휴대용 통신기기들은 그러한 노력의 결실"이라고 반박하고 맞소송하겠다고 나섰지만 곤혹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애플 소송 핵심은 특허권 아니라 트레이드 드레스"
미국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이자 IT전문매체 <엔가젯> 편집자였던 닐레이 패텔(Nilay Patel)은 19일 애플의 삼성 소송 송장을 분석한 글(
Apple sues Samsung: a complete lawsuit analysis)에서 이번 소송에서 특허권 침해보다는 트레이드 드레스, 트레이드 마크 등 상표권 관련 항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텔은 애플과 삼성이 특허권 문제는 크로스 라이선싱 협상 등을 통해 결국 합의하겠지만 터치위즈와 iOS 유사성 같은 트레이드 드레스는 여전히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로선 삼성 소송을 계기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기반한 스마트폰과 태블릿 기기들을 단지 '모방꾼'으로 압박하는데 그치지 않고 본격적인 실력 행사에 나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