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는 창업보육센터를 짓고 있는 셈"

[주장] 프로야구 9구단 유치와 창원시의 지역문화산업 정책

등록 2011.04.20 17:27수정 2011.04.2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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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이 프로야구 9구단을 유치했다. 결론적으로는 멋진 산업정책이라는 생각이다. 예전처럼 스포츠와 문화 등이 여가 혹은 부수적인 개념이었을 때는 2천억 원 이상의 돈이 들어가야 할 야구단 유치 사업은 비경제적이었고 생산적인 내용과 직결되지 못했다.


하지만 스포츠와 문화가 산업으로써 소득과 직결되는 시대에 사는 지금은 꾸준한 매출동기가 일어날 수 있는 산업을 유치해왔다는 것이 중요하다. 한마디로 산업단지 하나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다. 특히나 지역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물론 창원은 경제적으로 타 지역에 비해 자립도가 높은 곳이기는 하지만 역시 대도시나 또 다른 상급도시와 비교할 때는 모자란 부분이 많다.


그중 하나가 스포츠문화와 같은 '소프트'한 산업의 부재다. 그런데 이러한 산업은 여러모로 생성하기가 어렵다. 그러니까 투자를 한다고 다 해결되는 그런 내용이 아닌 것이다. 제조업이면 공장 짓고 사람 들이고 기계 들이고 하면 되는데(그렇다고 제조업의 매카니즘이 단순하다는 뜻은 아니다), 어찌하건 스포츠문화산업은 시설과 정서적인 부분, 기회요소(스포츠나 문화산업은 순간순간의 기회시기가 있다. 특히 프로야구단 창단은 그 기회가 쉽게 오는 것은 아니다) 등이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특약사항 같은 것이 있다.


이것이 없다면 '남의 잔치'이거나 '돈 들여 남 좋은 일 시키는' 경우다. 사실 지역의 국제적인 행사 가운데 이런 경우가 많다. 기껏 하고는 있지만 그냥 무대만 제공할 뿐 소비나 생산 모두가 외부에서 이루어져 한철 장사에 머무는 경우가 태반이다. 지역민이 악덕상인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런 경우다.


이에 비해 창원의 프로야구 유치는 이런 우려를 일단 넘는다. 통합된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과 제조업 기반 도시에 스포츠문화산업을 이식함으로써 도시민들이 가지는 스포츠문화 소외요소를 제거하면서 관련 산업을 이끌어 내고 있다.


몇몇 사람은 엄청난 재정규모가 필요한 프로야구단의 유치에 100만 규모의 도시가 재정을 투자하는 것은 타 산업 투자 대비 효용에 있어 부정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도의 재정은 어떤 형태든 사용된다. 특히나 지역산업 및 고용창출을 위해 그런 자금은 거의 매년 꾸준히 쓰이는게 지역 예산의 현실이다. 프로야구단 유치는 확실한 실적을 만들며 명확한 목표와 마스터 플랜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점이 중요하다. 야구장 하나 신축하면서 산업의 장기계획과 시민들의 일괄적 정서를 끌어낼 수 있다면 그것은 정말 대단한 효율의 정책이다. 스포츠문화산업을 하면서 지역민과 일치되어 호흡하는 정책을 창원시는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장기적인 계획을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가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프로야구는 이미 국민적인 스포츠산업으로 발전했기에 적절한 규모의 구장 신축만으로도 경제적 효과가 자생적으로 창출될 가능성이 높다. 좀 거칠게 표현한다면 창원시는 스포츠산업에 관한 창업보육센터 건물 하나를 짓고 있는 것이며, 이를 통해 관련 산업을 발전시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2011.04.20 17:27ⓒ 2011 OhmyNews
#지역문화산업 #프로야구 #스포츠산업 #지역산업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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