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공사 논란, 영호남 지역주의 부활 불씨 될라

등록 2011.04.18 19:18수정 2011.04.18 19:18
0
원고료로 응원
전북과 경남이 사활(死活)건 LH공사 유치전을 펼치면서 자칫 영호남 갈등의 새로운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내년 총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정치 텃밭간의 대결인지라 양 지역 정치권은 그 어느 때보다 총력전을 펼치고 있어 대리전 양상까지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LH공사 이전문제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 이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전북과 경남의 민심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전북과 경남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에 LH공사와 관련, 각각 분산배치와 일괄배치를 당론으로 채택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서 정치권의 최대 이슈로 부각할 전망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지난 4일 최고위원회에서 분산배치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내부적으로 당론 채택을 기정사실화한 상태이다.

다만, 4.27 재보궐 김해을 선거를 남겨두고 있어 공개적인 당론 채택시기를 조율중이다. 민주당과 달리 한나라당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잡해 선뜻 공론화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정치 텃밭인 경남 못지않게 전북지역 민심을 끌어 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달 23일 전주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에서 김무성 원내대표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통해 호남의 민심변화를 느꼈다"며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큰 기대를 걸었다.

김 원내대표의 말대로 한나라당은 정치 불모지인 전북의 민심에 안기기 위해 많은 공을 들여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최대 정치 텃밭인 영남권 민심이 최근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이후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호남의 민심만 챙길 수 없어 당내 고심이 매우 커 보인다.

이런 가운데 18일 한나라당 경남지역 국회의원들은 김두관 경남지사와 간담회를 갖고 조만간 당론으로 LH공사 일괄배치를 채택해줄 것을 공식 요청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역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양 지역 정치권은 텃밭의 응집력이 강해진다는 측면에서 더욱 정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영호남 간의 갈등국면이 형성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북도가 국회 앞에서 대규모 궐기대회를 개최하자 경남도는 '지역주의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서는 등 양 지역이 대결구도로 치닫고 있다.

김완주 도지사는 삭발을 강행하는 등 LH공사 분산배치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엄청난 전북민심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정부에 대한 압박수위를 날로 높여가고 있다.

경남은 전북과 달리, 정치권을 통한 정공법을 쓰고 있지만 정부의 LH이전지역 결정이 임박해질수록 양 지역의 세대결 양상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경우 내년 총선에 조기 도입을 목표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석패율제의 기대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거가 지역주의로 흘러갈 경우 고질적인 병폐인 지역감정이 되살아나면서 인물이 아닌 당의 색깔을 보고 표심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이처럼 LH이전 문제가 지역 간 대결구도로 심화되는데는 정부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양 지역의 눈치만 보며 원칙을 무너뜨리며 오락가락한 측면이 크게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1년 6개월 여간 LH이전 문제가 공회전한 것 자체만으로도 정부의 책임론이 크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6월 이전에 반드시 LH공사 이전문제를 매듭지을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양 지역의 대립각이 첨예해 이전지역 결정이후에도 심각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정부의 결정과 상관없이 전북과 경남 중 어느 한 곳은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 6월 이후부터는 대정부 공세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전민일보>


덧붙이는 글 <전민일보>
#지역갈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4. 4 '나체 시위' 여성들, '똥물' 부은 남자들 '나체 시위' 여성들, '똥물' 부은 남자들
  5. 5 요즘 MZ가 혼술로 위스키 즐기는 이유, 알았다 요즘 MZ가 혼술로 위스키 즐기는 이유, 알았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