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의회 의원들, 의사일정 제치고 강재섭 지원 '물의'

한나라당 출신 시·구의원 9명 분당으로...구의회에는 3명만 참석

등록 2011.04.15 15:07수정 2011.04.15 15:34
0
원고료로 응원
4·27 재보궐선거에서 분당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 출정식에 한나라당 출신 대구 서구의회 의원들이 회기 중 의사일정을 팽개치고 대거 참석해 물의를 빚고 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 14일 오전 서구의회 한나라당 출신 구의원 7명은 버스를 타고 강재섭 후보의 첫날 연설에 참석하기 위해 경기도 성남으로 올라갔다. 여기에는 서구 출신 한나라당 시의원 2명도 포함됐다.

이들이 강 후보 출정식에 참석한 배경에는 홍사덕 의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대까지 내리 4선을 한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역구인 서구에 18대 총선 때 친박계로 출마해 당선된 홍 의원은 지난 1일 "강 전 대표가 공천을 받는 것이 순리"라며 "선거전이 시작되면 시의원과 구의원들을 보내 강 전 대표를 지원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서구의회 구의원은 모두 11명으로 이 중 9명이 한나라당 출신이며 1명이 진보신당, 1명은 무소속이다. 이 중 한나라당 출신 김용환 의장은 몸이 불편해서, 또 다른 한나라당 구의원은 개인 사정으로 빠졌다.

이 날 두 곳 상임위에서 육아종합지원센터 건립 예정지, 서구자원봉사센터, 비산5동 공영주차장 부지 등을 방문하기로 지난 주 본회의에서 의결했으나 의원들이 의사일정을 변경하지 않은 채 참석하는 바람에 의정활동에 차질을 빚었다. 이날 의회에는 의원 3명만이 참석했다.

서구의회 장태수(진보신당) 구의원은 "의사일정은 본회의에서 의결해야 함에도 변경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며 "회기 중 중요한 일로 빠질 수는 있으나 의회의 의사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생각해 달라고 요청했었다"고 말했다.

이날 강재섭 후보의 출정식에 참석한 김명혜 서구의회 부의장은 "오늘 선거 시작한다고 홍 의원이 같이 갔으면 한다고 말해서 갔다. 저는 강 대표를 20년간 모셨기 때문에 다른 분들은 몰라도 꼭 가야 할 입장이라 갔다. 도리를 해야 할 것 같았다"고 해명했다.


김일동 구의원은 "강재섭 대표가 서구에 오래 있어 옛날부터 알고 있었고 그 분 은덕 안 입은 구의원이 주변에 별로 없다. 이런 중대한 일에 같은 동지고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빠질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동열 대구KYC 대표는 "지역민을 위한 구의회가 일정을 내팽개치고 당의 선거운동원으로 전락했다는 게 문제"라며 "중앙정치에 종속되고 예속되어 풀뿌리 민주주의의 가치가 훼손된 데 대해서는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4.27 재보선 #분당 을 #강재섭 #대구서구의회 #한나라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4. 4 일본군이 경복궁 뒤뜰에 버린 명량대첩비가 있는 곳 일본군이 경복궁 뒤뜰에 버린 명량대첩비가 있는 곳
  5. 5 '나체 시위' 여성들, '똥물' 부은 남자들 '나체 시위' 여성들, '똥물' 부은 남자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