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강원지사 보궐선거 후보 등록 첫 날인 12일 민주노동당 배연길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선언한 민주당 최문순 후보가 춘천시 의암호에서 수상스키를 타며 유권자들의 투표참여를 호소하고 있다(왼쪽). 같은 날 춘천시 남면에서 열린 의암 류인석 선생 추모제에 참석한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가 차량에 올라 지지자들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남소연
전체 지지율로는 엄 후보가 44.3%, 최 후보가 32%로 12.3%p의 격차가 나고 있는 상황. 최 후보로서는 지지세가 강한 젊은층을 결집시켜 투표에 나서게 하는 게 승부의 관건 중 하나다.
지난 6일, 그는 투표 독려를 위해 번지점프라는 고행에 나서기도 했다. 최 후보는 "다리가 후들거려 머뭇거리다간 못 뛰어내릴 것 같아 한 번에 뛰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늘에서 뛰었으니 이번엔 땅으로, 최 후보는 10일 다시 4륜 구동 오토바이를 탔다. 그가 이 같은 '철인 3종' 선거 운동을 하는 이유는 투표 독려 뿐만은 아니었다.
"구태의연한 선거 운동을 하면 안 됩니다. 번지점프를 한 것도 권위를 깨기 위함이었어요. 도지사 후보가 번지점프를 뛴 예가 있었겠습니까. 악수하고 다니는 것도 중요하지만 혁신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강원도는 창조적이고 진취적인, 큰 틀의 변화가 필요한 곳이에요. 이것 없이는 발전이 힘들죠. 그런 맥락에서 '혁신'을 보여주기 위해 다소 생소한 선거운동을 하고 있습니다."또 하나의 승부수, TV 토론... "현장 기자와 앵커의 대결"색다른 선거운동으로 '신선함'을 보여주고 젊은층의 투표를 끌어내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는 최 후보는 또 하나의 승부처로 TV토론을 꼽고 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이광재 전 지사가 출연한 TV 토론은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도민들의 관심이 높았다. 당시 이계진 한나라당 후보와 20%p 이상 격차가 나던 이 전 지사는 TV 토론을 통해 전세를 뒤집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선거구가 워낙 넓어 후보자들이 직접 유권자들을 만나는 데 한계가 많은 강원도에서는 TV토론이 도민들에게 후보의 경쟁력을 알릴 수 있는 주요한 통로다.
첫 TV 토론은 오는 14일에 치러진다. 그는 "TV토론은 결국 현장 기자와 앵커의 대결이 아니겠느냐"며 "MBC 기자로 뛰며 워낙 현장 경험을 많이 쌓아 현장성이 강하다, TV토론에서 그런 강점을 살리겠다"고 밝혔다. 최 후보는 당장 이 날 오후 일정이 끝난 후부터 '열공' 모드에 들어간다. 예상 질문을 꼽아보고 답변을 만드는 등 꼼꼼한 논리를 준비할 계획이다.
이번 강원도지사 보궐선거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은 '삼척 원전' 건설 문제다. 하지만 삼척 원전에 찬성했던 엄 후보가 11일 돌연 반대로 돌아섬에 따라 두 후보 모두 같은 태도를 취하게 됐다.
최 후보는 "날카롭게 토론을 해야 쟁점이 생기는데 엄기영 후보 쪽에서 각을 세우지 않고 평탄하게 선거를 치르려는 것 같다"고 평했다. TV 토론으로 도민에게 얼굴을 알려야 하는 최 후보에 비해 앵커로 인지도가 높은 엄 후보가 조용한 선거를 원해 삼척 원전에 대한 태도를 바꾼 것 같다는 지적이다. 최 후보는 "엄 후보가 말 대 말로 붙는 걸 꺼린다고 보냐"는 질문엔 특유의 웃음으로 넘겼다.
"10%p 격차, 그 정도면 해볼 만하다"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최 후보는 엄 후보에 비해 10%p 안팎의 격차를 보이며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최 후보는 역전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그 정도 격차는 해볼 만하다"며 "이광재 전 지사도 여론조사 공표 금지 시점까지 (상대후보에게) 10%p 이상 뒤졌다"고 말했다. 최 후보 보좌진도 "선거 초반에는 인지도가 낮아 힘들었지만 이제는 강원도민들이 먼저 알아봐주고 악수도 나누며 광재도 함께 오지 그랬느냐고 말을 건다"고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