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면 청담리의 담배 심는 풍경
김종길
한때 멋의 상징이었던 담배는 휴대하기 좋은 필터담배가 나오면서 멋보다는 실용적으로 바뀌었다. 그러던 것이 금연운동이 확산되면서 담배는 더 이상 멋도, 추억도 아닌 거추장스럽고 끊어야 할 그 무언가로 변해 버렸다.
여행자가 담뱃잎을 처음 본 건 대학 1학년 때였다. 진주시 지수면 청담리 무등마을에 봉사활동을 나갔다가 담뱃잎을 처음으로 따게 되었다. 담뱃잎은 모내기 전에 딴다. 보리타작과 비슷한 시기에 담뱃잎을 따게 되는데, 여간 고역이 아니다.
유월 뙤약볕은 잎을 따느라 굽힌 등을 사정없이 태우고, 땅에서 올라오는 열기는 숨쉬기조차 힘들게 만든다. 평생 담배농사를 지어온 마을주민이 땡볕에 아랑곳하지 않고 담뱃잎을 묵묵히 따는 것을 보지 않았다면 분명 도망갔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