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제주서초등학교에서 배포된 가정통신문. 세계자연경관 투표에 참여하면 봉사활동을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최지용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교육청이 국제전화와 인터넷으로 이뤄지는 선정투표에 사실상 초등학생들까지 동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달 17일 제주서초등학교는 '반드시 제주-세계7대자연경관 선정돼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가정통신문을 배포했다.
이 초등학교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세계7대자연경관의 선정효과를 홍보한 뒤 "제주가 선정되려면 여러분의 적극적인 투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국제전화와 인터넷으로 진행되는 투표참여를 적극 독려했다.
투표에 참여하면 봉사활동시간을 인정한다는 '당근책'도 제시했다. 인터넷 투표 1건당 봉사활동 2시간, 국제전화투표 30통에도 봉사활동 2시간의 봉사활동을 인정한다는 내용이다.
인터넷 투표를 하려면 영어를 알아야 하고, 절차가 다소 복잡해 성인들도 약 4~5분 정도가 소요된다. 국제전화투표는 1분도 걸리지 않지만 180원가량의 요금이 붙는다. 30통을 할 경우 5400원의 요금이 부과된다. 인터넷 투표는 투표인증서가 발급돼 한 아이디로 한 번만 할 수 있는 반면 국제전화 투표는 횟수 제한이 없다.
세계7대자연경관 투표에 사실상 초등학생들까지 동원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지난 5일 이 가정통신문을 찍어 인터넷 상에 올린 트위터 아이디 'AF1219'는 "제주-7대자연경관 관련 초등학생들에게 중복투표를 권유하며 30통 전화하면 2시간 봉사활동 확인서를 발급해 준다내요. 이래도 되는 겁니까?"라고 비판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정말 코미디 같은 일"(아이디 TWTBS) 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이디 'patoworld'는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고 아이디 'assdubu'는 "말도 안 되는 가정통신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디 'Pythagoras0'는 "아이들에게 이걸로 정말 뭔가를 가르치려면 가서 세계7대자연경관후보에 뭐가 올랐는지 조사도 시켜보고 다른 멋진 곳은 왜 빠졌을까도 생각해보고, 후보들 놓고 토론도 해보라"며 "그래야 나중에 제주의 관광산업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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