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분당중앙교회 당회가 발표한 '성도들에게 알리는 글'
분당중앙교회 자료 갈무리
분당중앙교회 당회 역시 지난 3일 배포한 '성도들에게 알리는 글'을 통해 <오마이뉴스> 1일자 기사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들은 "모든 성도들이 기도하는 가운데 교회의 화합을 위해서 힘쓰고 있지만 이 기사는 전별금을 받지 않기로 한 목사님의 순수한 의도를 왜곡시켰고,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어 우리 교회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저희 당회는 교회의 질서를 흔들고, 교회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왜곡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 나아갈 것이며, 이에 상응하는 법적 조치도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보도가 나간 4월 1일 오후, 분당중앙교회 신도 40여명이 버스를 대절해 서울시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로 항의 방문을 온 것은 사실이다. 당시 이들이 항의한 내용은 크게 ▲ 최 목사가 전별금을 받지 않기로 했는데 왜 기사를 썼나 ▲ 최 목사의 연봉은 6억이 아니다 ▲ 전별금 20억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신도들도 있는데 왜 일부 신도들의 의견만 기사에 실었나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해당기사를 직접 쓴 기자로서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불명예 사임' 목사를 둘러싼 거액의 전별금 논의 <오마이뉴스>는 분당중앙교회 당회원·위원장 논의 기구에서 최 목사에 대한 20억 원대의 전별금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정보를 듣고 취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30일 최 목사가 사택을 제외한 전별금 13억 원을 받지 않기로 했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는 기사에도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최 목사가 전별금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해서 기사를 쓰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기사에도 나와 있듯이, 전별금과 관련된 논의는 3월 13일 제직회 당시 당회원·위원장 논의기구에 일임되었고 이 기구에서 최종결정을 내리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오마이뉴스>는 이 모임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당회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김아무개 서기 장로와 통화했다.
기사 출고 하루 전인 31일 이뤄진 이 통화에서 김 장로는 "(전별금과 관련해) 아직 결정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당회에서 결정 나면 알려 드리겠다"고 답했다. 기자가 다시 전화를 걸어 "최 목사가 전별금 13억을 안 받기로 했다고 하던데"라고 재차 물었지만 김 장로의 답변은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기자는 최 목사 전별금과 관련된 내용이 교회 기구에서 여전히 '논의 중'인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당회에서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었던 것은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 당회의 또 다른 장로는 2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몇몇 장로들이 30일 목사님을 만난 이후 따로 당회가 열린 적은 없다"고 확인했다. 최 목사와의 만남 이후 정식으로 당회가 처음 열린 것은 2일 오후였다.
5일자 <중앙일보> 광고에서 신도들은 "최 목사님은 기사가 나가기 이틀 전 사택 이외의 전별금을 일체 받지 않겠다고 공식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기자는 이러한 기본적인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논의 중인 사안을 기사화했다"고 지적했지만, 기자는 이들의 지적과는 달리 '이러한 기본적인 사실 확인'을 한 후 '논의 중'인 사안을 기사화했다. 기사 어디에도 이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전별금이 20억 원으로 결정됐다"는 내용은 없다.
또한, 1일 첫 보도가 나간 뒤에 김아무개 장로로부터 '공식입장'을 들은 후, <오마이뉴스>는 공식입장을 반영한
분당중앙교회 "전별금 20억원 적절하지만 없던 일로..."라는 후속기사를 곧바로 게재했다.
물론, '여집사와의 부적절한 관계', '교회재정으로 100억 원대 펀드 가입', '과도한 목회비와 자녀 유학비 지출' 등을 이유로 사임하게 된 최 목사가 거액의 전별금을 거절한 것은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1일 <오마이뉴스>를 항의 방문했던 한 신도는 "최 목사의 결단은 우리가 신뢰했던 진정한 목회자의 모습"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기사를 쓴다면 목사님의 결단에 초점을 맞춰서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썼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문제의식을 가진 부분은 '불명예 사임'하는 목사에게 무려 20억 원이라는 거액의 전별금을 주기로 당회가 잠정적으로 결정을 내린 적이 있고, 이와 관련해 일부 신도들이 '전별금 지급 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검토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사실(fact)'이었다.
이 기사를 읽은 대부분의 독자들 역시 '전별금 20억' 논의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타 언론사 역시 <분당중앙교회, 前 최목사 전별금 20억?…누리꾼 "귀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분당중앙교회 불미스러운 일로 사임한 최 목사 전별금 20억?>, <분당 모 교회 목사 전별금만 20억 "나도 목사 할래" 반발>, <'부적절 비리' 퇴진목사에 예우차원 20억대 전별금 지급?> 등의 기사를 쏟아냈다. 이날 '분당중앙교회', '목사 전별금'은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헌금은 물론 복지재단 출연금까지 펀드에 투자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