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니에 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전경버스들
고범중
4월 2일 대학로에 위치한 마로니에 공원 근처에 오후 2시즈음이 되자 많은 대학생들이 모였다. 그렇지 않아도 사람들로 붐비는 주말 오후 대학로에 '웬 대학생들이 이렇게 많이 모였나'하는 눈빛을 한 할어버지도 눈에 띄었다. 이곳에 집결한 이들은 비단 대학생들만이 아니었다. 흔히 '닭장차'라고 불리는 전투경찰 버스들이 줄지어 마로니에 공원근처를 둘러싸고 있었다. 소란스럽고 밝은 분위기의 마로니에 공원과는 대조되는 긴장되는 모습이었다.
이곳에 대학생들이 모인 이유는 다름아닌 '전국 등록금 네트워크', '한대련' 등이 주최하여 반값 등록금을 외치기 위한 집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해당 집회는 등록금 네트워크와 한대련외에도 진보신당 청년부, 민주노동당, 민주당 등에서 후원 및 참여하여 전국 대학생들의 궐기를 외치는 자리였다.
노회찬, 권영길, 천정배 의원 등도 이 날 자리에 참석하여 대학생들과 함께 피켓을 들고 정부에 '반 값 등록금을 이행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한국외대, 고려대, 서울여대, 경기대 등의 여러 대학교의 대학생들은 각자를 상징하는 깃발을 들고 공원 바닥에 앉아 자리를 채웠고, 특히 노회찬 진보신당 전 대표와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는 함께 무대에 올라 대학생들에게 '더 이상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주지 말자'고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행사장 주변에는 청년유니온, 민주노동당 청년회 등이 자리를 잡고 'KBS 수신료 인상 반대 서명 운동', '최저임금 보장' 등을 외쳤다. 청년유니온의 김영경 위원장은 "청년유니온에서 활동하는 조합원들 중 많은 대학생들이 학자금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나 또한 대학교 2학년 때 처음 학자금대출을 받았는데 그 때는 나같은 학생을 찾기 힘들었지만 지금 학생들은 그때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등록금을 위해 대출을 받고 있으며 이는 졸업 후 몇 년 동안 갚아야 할 빚이 생기는 것이기에 문제해결을 위해 청년유니온도 나오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후 유명 게임에 빚댄 상황극과 음악을 동원한 작은 공연이 이루어지며 마로니에 집회의 순서를 채웠다. 첫 공연 시작 후 2시간이 지난 4시가 되자 무대에 사회자가 "모두 일어나 함께 나가자"고 외쳤고 참여하고 있던 대학생들은 일제히 일어나 마로니에 공원 밖으로 거리행진을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