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석금강발원지란 글씨를 새긴 표석. 내려올 때야 볼 수 있었다
하주성
천리 물길의 시작 뜬봉샘산길을 조금 걸어 올라가니 안내판이 보인다. 손전등 하나를 갖고 주변을 살펴본다. 돌로 주변을 쌓은 곳에 옹달샘이 있다. 돌에는 '금강 천리 물길 여기서부터'라는 글씨가 음각되어 있다. 뜬봉샘을 찾아 해맨 지 꼭 두 시간 만에 찾은 것이다. 밤 9시 35분. 아우가 말한다. "참 징그럽소. 이 시간에 미치지 않고서야 누가 여길 찾아오겠소."
뜬봉샘은 장수군 수분리 마을 신무산 자락 해발 780m에서 솟아, 397.25km를 흘러 서해로 흘러든다. 이곳에서 발원한 금강은 전북 장수, 진안, 무주를 거쳐, 충남 금산을 경유한다. 다시 충북의 옥천, 영동, 보은을 감싸고 돈 금강은, 충남의 공주, 청양, 부여, 논산을 지난다. 그리고 전북 익산을 거쳐 군산과 충남 서천을 양편에 두고 서해로 흘러든다.
장장 천리를 흐르는 금강. 그 물의 발원지가 바로 이 뜬봉샘이다. 길도 없던 이곳을 자연생태공원과 산림문화 휴양공간으로 조성을 한다는 것이다. 올 5월에 개장을 하기로 했다는 이곳을 밤늦게 찾아온 것이다. 겨우 사진 몇 장을 찍고 돌아내려오는 길에 석비가 보인다. '금강발원지'라는 글이 적혀있다. 오를 때는 보지도 못한 석비인데, 이제야 눈에 띄다니.
아무래도 무엇에 홀린 것만 같다. 4대강이 몸살을 앓고 있기가 힘들어, 이곳으로 보낸 것은 아닌지. 그러고 보니 4대강의 발원지를 찾아보았다.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와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 섬진강의 발원지인 '데미샘'과 31일 밤늦은 시간에 오른 금강의 발원지 '뜬봉샘'. 마을로 내려와 시간을 보니 10시 35분. 오늘도 일찍 잠자리에 들기는 틀렸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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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지 않고서야 밤 9시 35분에 뜬봉샘을 찾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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