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원전 3호기의 중앙제어실(MCR). 원전의 안전설비, 원자로, 터빈, 방사선 감시, 발-송전 등 5개 제어 시스템을 통제하는 일종의 중앙관제탑이다.
김당
원전은 1급 국가보안시설이다. 위성지도에도 나오지 않는다. 당연히 신분이 확인된 사람만 출입이 가능하고 사진 촬영을 위한 카메라 사용도 미리 허가를 받아야 한다. 진입로 입구에서부터 차량을 지그재그로 진입시키는 군부대식 바리케이드가 설치되어 있어 혹시 있을지 모를 차량 질주나 폭탄 차량 접근을 차단한다.
신원 확인과 안전 검색은 직원들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출퇴근 시간이면 늘 정문에서부터 직원 차량들이 줄지어 선 '병목현상'의 진풍경이 벌어진다. 하나는 까다로운 출입절차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정시 출-퇴근 때문이다. 원전은 안전운영을 위해 3교대 24시간 근무체제가 필수적인데 직원들이 거의 동시에 '칼 출-퇴근'을 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원전 건물 안에 들어가려면 누구나 공항에서처럼 소지품 보안검색대와 보안요원들이 버티고 있는 카드식 2중 출입문을 통과해야 한다. 공항의 보안검색 절차와 다른 점은 누구든지 개인별 방사선 누적 피폭량 측정기기인 TLD(열형광선량계) 배지를 달고 들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피폭량이 기준치를 넘으면 경고음이 울리게 된다. 특히 원전 격납용기 안으로 들어가려면 무려 12중의 방호 장치 및 안전 검색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원전은 무려 100만 개의 부품으로 이뤄진 인류가 만든 가장 복잡한 시스템이다. 한 치의 오차도 발생해선 안되는 이유다. 한국이 원전 수출국이 되었다는 것은 100만개의 부품이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는 거대한 시스템을 만들어 운용할 수 있는 5대 원전기술국(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한국)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그 100만 개의 부품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가동되도록 통제하는 곳이 인간의 뇌에 해당하는 중앙제어실(MCR)이다. 원전의 안전설비, 원자로, 터빈, 방사선 감시, 발-송전 등 5개 제어 시스템을 통제하는 일종의 중앙관제탑이다. 중앙제어실은 3교대로 24시간 근무한다.
원전의 '5중 방호벽'과 비행기가 충돌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