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신국제공항 백지화와 관련해 다양한 입장들이 나오고 있다. 부산경남지역 정당과 단체 등에서는 30일에 이어 31일에도 성명서 발표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허남식 부산광역시장이 김해공항의 가덕도 이전 추진 입장을 밝히자 민주노동당 부산시당은 '책임회피'라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부산 독자 추진은 책임회피"

민주노동당 부산시당(위원장 민병렬)은 31일 "부산시의 신공항 독자 추진은 신공항 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회피"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민주노동당 시당은 "허남식 시장은 30일 기자회견에서 비록 '독자 추진'이라는 정확한 표현은 넣지 않았지만 사실상 독자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많은 언론은 해석하고 있다"며 "부산시의 신공항 독자 추진 방침은 현실성이 없을 뿐 아니라 허남식 시장이 신공항 유치 실패의 책임을 시민들에게 떠넘기는 것으로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부산시의 신공항 독자추진 방침은 신공항 유치 실패에 대한 '화풀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설득력 있게 들리는 것"이라며 "허남식 시장은 신공항 독자 추진을 이야기하기보다 신공항 백지화로 결론나기까지의 부산시의 행보를 되짚어보고 진지한 반성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시당은 "이명박 정부뿐만 부산시도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며 "시민들은 화풀이 식으로 현실불가능한 방안을 쏟아내 책임을 회피하는 부산시장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수도권 공화국에 맞서 지방의 권리를 당당히 부르짖는 부산시장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경남도당 "이 나라가 갈등과 분열로 무너질 것"

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 백두현)은 31일 "조만간 이 나라가 갈등과 분열로 무너질 것"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민주당 도당은 "이는 이명박 정권이 반드시 지켜야 할 공약을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그동안 자랑스럽게 해 온 말 뒤집기의 결과"라고 밝혔다.

이들은 "신의를 저버린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질 것이며, 대통령의 권위는 조롱의 대상이 되고 말 것"이라며 "번복해야 할 4대강 사업은 밀어붙이고, 지켜야 할 신공항 건설 공약은 헌신짝처럼 던져 버렸다"고 전했다.

민주당 도당은 "시험에서 떨어지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애초 합격자를 안 뽑기로 한 시험에 들러리 서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그저 '돌려막기 정권'일 뿐이라는 것을 스스로 시인하고 국민 앞에 깊이 고개 숙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분권 관련 단체 공동성명 "수도권집중화 의도 규탄"

분권·균형발전전국회의, 지방분권국민운동, 수도권과밀반대전국연대도 이날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수도권집중 의도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동남권 국제신공항은 필요 없는데 정치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아니다. 동남권 국제신공항은 다방면에서 검토되고 그 필요성에 대해 이미 정부가 약속하고 합의한 사업이다"며 "경량화, 소형화되어가는 산업구조에 따른 항공물류 운송능력을 보유함으로 수도권에 초집중현상을 보이고 있는 기업들의 지방 분산을 통해 수도권의 혼잡비용을 저감하고 국토균형발전을 유도하기 위한 국가정책이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백년대계 운운하지 말고, 자신의 무책임하고 무능함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며 "자신이 약속한 대표적인 공약마다 지키지 않으려고 드는 대통령은 처음이다. 역대 어떤 대통령도 이런 대통령은 없었다.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이 하는 대통령에게 신뢰를 거두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에게 비수도권은 없다. 이제 비수도권 주민에게 이명박 정권은 없다. 비수도권의 현실에 눈과 귀를 닫고 있는 무지몽매한 정권에게 미래는 없다. 이명박 정권이 비수도권의 현실을 외면한 만큼 이제 우리의 인내도 한계에 이르렀다"며 "모든 역량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