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중앙현관. 점심시간인데도 중앙현관엔 학생들이 없다.
윤근혁
이 학교 교육목표 가운데 하나는 '교육공동체 모두가 주인인 학교.' 교육공동체 가운데 하나인 학생들은 또 다른 주인인 어른들에게 중앙 현관과 1층 복도를 빼앗긴 것이다.
이 학교 한 교사는 "학생들에게는 중앙 현관을 못 쓰게 하고 쪽문, 뒷문으로 다니게 하면서, 이들이 청소할 때만 주인으로서 책임의식을 강조하는 꼴이니 정말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이 교사는 "더러 중앙 현관과 1층 복도로 다니는 학생도 있지만 이 아이들이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이 학교 교사와 학부모들에 따르면 김아무개 교장이 이 같은 통행금지령을 내린 때는 지난 해 초. 부장회의 등을 통해 이 같은 지시가 교사들에게 전해졌다. 김 교장은 같은 해 10월 방송조회에서도 "중앙 현관은 손님들이 들어오시는 곳이니 다른 출입문으로 다닐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중앙 현관 통행금지를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는 상당수 교사와 학생들과는 달리 학부모들은 이를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김아무개씨는 "옛날 일제시대, 권위주의 시대에나 있었을 법한 일을 하고 있으니 학부모들은 뭐라 말도 못하고 속으로만 분을 삭이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김 교장의 태도는 단호하다. 그는 "중앙 현관과 1층 복도의 통행을 자제시킨 이유는 생활지도와 예의범절 지도를 위한 것"이라면서 "이것은 생활지도 차원이기 때문에 계속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의 다짐이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서울시교육청과 강서교육지원청 중견관리는 "과거 관행이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하다"면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란 반응을 보였다.
"학생인권? 이 문제 해결 없이는 민망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