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왜 집을 잃었나지난 2월 14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카불 난민촌에서 어린이들이 점심배급을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헬만드 주 탈레반의 통신 중단 소식은 아프간 군대가 7월까지 7개 지역의 안전을 전적으로 책임질 것이라는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지난 화요일(22일) 발표 직후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카르자이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2014년을 겨냥한 다국적군 완전 철군 계획의 1차 실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군은 7월에 상징적으로 수천 명의 병력을 철수할 예정이며 영국은 2014년까지 영국군 전체를 철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7개 지역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가장 안전한 주로 여겨지는 바미얀, 판즈쉬르, 카불 등 세 개 주 전체와 북부의 마자리 샤리프, 서부의 헤랏, 남부의 라쉬카 가, 그리고 동부의 메터람 등 네 개 도시가 포함돼 있다. 이중 외신들이 가장 우려를 표한 도시는 헬만드 주의 주도인 라쉬카 가와 라그만 주의 주도인 메터람이다. 두 곳 모두 지난 몇 년 동안 반군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이다.
발표 직후 헬만드 주와 라그만 주 모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라그만 주 출신의 오하마드 하산 마모지아 의원은 안전을 책임지기에는 라그만 주의 경찰과 군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헬만드 주의 말리카 헬만디 의원 또한 아프간 군대의 문제를 지적했다.
"외국 군대를 떠나보내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 아프간 군대는 아직 주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군인들이 마약복용자들이고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이다. 장비도 부족하고, 사기도 낮고, 대중의 지지도 없다."
탈레반 대변인인 자비울라 무자히드는 카르자이 대통령의 발표가 상징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사람들을 속이기 위한 상징적인 행동일 뿐이다. 아프간 군대가 일부 지역을 책임지는 것은 외국 군대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이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프간 군과 경찰, 분열되고 정치화돼 있다"현재는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여겨지는 북부 발크 주의 주도인 마자리 샤리프 또한 미래를 예측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인근의 쿤두즈 주와 바글란 주에서 세를 장악하고 있는 탈레반이 외국군이 떠나면 경제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마자리 샤리프를 겨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외국군이 철수하는 것 자체가 재난이 될 것이다"라고 발크 주의 부경찰청장인 압둘 라우프 타지는 <뉴욕 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밝혔다.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은 역시 탈레반과 다국적군과의 무력 충돌이 잦고 탈레반이 세를 유지하고 있는 헬만드 주의 주도인 라쉬카 가의 안전이다. 나토군은 2001년 2월부터 헬만드에서 대대적인 탈레반 소탕작전을 진행했다. 라쉬카 가는 나토군의 지속적인 공습으로 민간인 희생자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탈레반의 반격과 보복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도 민간인들의 안전이 가장 위협받고 있는 지역이다.
나토는 헬만드 주의 아프간 군은 다른 지역의 군대에 비해 더 나은 훈련을 받고 장비를 지급받은 최정예 부대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공식적으로 아프간 군이 안전을 책임질지라도 나토군이 계속 아프간 군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분쟁 전문단체인 ICG(International Crisis Group)는 헬만드 주의 군대와 경찰이 주민들의 안전을 책임지기에는 너무 열악하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ICG는 "아프가니스탄은 국가 안보 전략이 부족하고 군과 경찰은 위험할 정도로 분열되고 정치화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다국적군이 출구전략 위해 아프간 군 상태 왜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