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 시각) 리비아 동부 벵가지 교외에서 전투기 한 대가 격추당했다. 전투기가 폭발해 화염에 휩싸이면서 인근 지역을 굉음으로 뒤덮었다. 누가 타고 있는 전투기가 누구의 공격을 받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AP=연합뉴스
"저항세력 지도부는 다국적군이 카다피를 겨냥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것은 저항세력의 일이다."다국적군의 리비아 공습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벵가지를 근거지로 삼고 있는 리비아 저항세력의 언론 담당자인 모하메드 파누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저항세력이 카다피 추종자들의 명단을 확보해 놓고 있으며 그들 중 150명은 현재 벵가지 감옥에 갇혀 있고 후에 재판에 넘겨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들 중 일부는 카다피 독재에 저항하는 시민들에 대한 폭력 진압을 주도하거나 계획했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연일 이어지는 다국적군의 강공이 과연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명시한 범위 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엇갈린 해석의 핵심은 결의안이 명시하고 있는 시민 보호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내용에 대한 확대 해석과 축소 해석의 차이다. 또한 이번 국제사회의 군사 개입을 국제정치와 참여국들 내 국내정치의 맥락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춰 해석하려는 시도에서 나오는 차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국가과도위원회라는 이름으로 대변되는 리비아 저항세력이 국제사회의 군사 개입을 계속 요청했으며 현재 다국적군의 공습을 대대적으로 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국적군의 공습 직전 카다피 군의 진격으로 자신들의 근거지인 벵가지가 무너질 위기에 처했던 저항세력은 지금의 상황을 카다피 군에 다시 타격을 가하고 서쪽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발판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저항세력이 처음부터 국제사회의 개입을 원한 것은 아니었다. 3월 초만해도 외신들은 저항세력 내부에서 외부 개입에 대한 부정적 의견과 현실적 불가피성 주장이 논쟁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에는 벵가지를 포함한 주요 도시들에서 시민저항 세력이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국민적 정서와 맞지 않고 정치적 정당성과 관련해 논란이 될 수 있는 외국의 개입이 바람직한 대안으로 부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카다피 군의 반격으로 절대적으로 열세인 저항세력이 패배를 거듭하고 시민 희생이 많아지자 저항세력은 계속해서 국제사회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부담이 큰 군사 개입 결정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논의는 전혀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급한 상황에 처한 국가과도위원회는 파리로 가 지난 14일 G8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 중인 힐러리 클리턴 미 국무장관과 접촉했다. 국가과도위원회의 외교담당인 마흐무드 지브릴은 클린턴 국무장관을 만나 지원을 요청했다. 당시 클린턴 장관은 리비아 저항세력 지도부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45분 동안 비공개로 마흐무드 지브릴을 만났으나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같은 군사 개입에 대한 어떤 마음의 결정도 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에 앞서 아랍연합 역시 카다피 군의 공격을 중단시킬 국제사회의 행동을 요청한 상태였지만 G8 외무장관들 또한 카다피 정권에 제재를 가할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에만 동의했을뿐 어떤 행동 계획도 발효하지 않았다. 그러나 상황이 급변해 벵가지 문턱까지 카다피 군이 진격하고 저항세력에 대해 노골적 위협을 가하자 국제사회는 최소한 벵가지의 저항세력과 시민들의 대량학살은 막아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고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군사 작전을 개시하기에 이르렀다.
법무장관 출신, 인권 변호사... '과도국민위원회' 중심으로 움직이는 저항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