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확인 필요" 명시했는데... 구멍난 SBS 검증

SBS <8뉴스> 장자연 편지 오보인정... "시청자에게 사과, 실체 계속해서 밝힐 것"

등록 2011.03.16 21:38수정 2011.03.17 09:08
0
원고료로 응원
 SBS가 보도한 '장자연 편지'를 16일 국과수가 '가짜'라며 감정결과를 발표하자 SBS는 8시 뉴스를 통해 국과수의 감정결과를 수용하며 "시청자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SBS가 보도한 '장자연 편지'를 16일 국과수가 '가짜'라며 감정결과를 발표하자 SBS는 8시 뉴스를 통해 국과수의 감정결과를 수용하며 "시청자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SBS화면

SBS가 16일 <8 뉴스>를 통해 '장자연 편지' 보도와 관련 "국립과학수사원(국과수)의 결론을 수용하며, 나름대로 확인과정을 거쳐 보도했지만, 결과적으로 사실이 아닌 보도를 한 것에 대해 시청자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진위 논란이 일었던 일명 '장자연 편지'가 이날 국과수와 경찰에 의해 '광주교도소에서 수감 중인 전아무개씨가 위작한 것'이라고 결론나자 이를 수용하고 공식적으로 오보를 인정한 것이다.

SBS '장자연 편지' 오보 공식 인정

SBS는 이날 오전과 오후 연이어 있었던 국과수의 결과발표와 경찰 브리핑을 보도한 이후 '장자연 편지'를 입수하게 된 시점부터 보도되기까지 과정을 보도했다.

보도경위에 대해 SBS는 "장자연씨가 사망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사건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씨가 직접 쓴 편지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친필 편지가 있다면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여러 방면으로 알아본 결과 문제의 편지 사본이 수원지방법원에 탄원서 형식으로 제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인 필적감정사와 전씨의 가족들도 취재했으며, 편지를 보관한 전씨를 두 차례나 만났다"며 "3년 동안의 자세한 기록이 담긴 방대한 양을 장씨의 유서 사진만 보고 위조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결론 내렸다"고 전했다.

"원본확인 필요" 명시했는데... 구멍난 SBS 검증과정


그러나 SBS의 검증과정에는 문제가 있었다. SBS가 필적감정을 의뢰한 국제법과학감정연구소 이희일 소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필적감정을 한 문건은 사본이었고, 변형될 소지가 있어 '원본 확인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고 밝혔다.

SBS는 원본 감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한 상태였지만, 이 소장의 인터뷰 일부만을 근거로 보도했다.


SBS는 이어진 보도에서 "수사기관이 아닌 언론사의 한계 때문에 국과수의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고 장자연씨의 유가족에게 상처를 준 데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장씨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SBS는 장자연씨 사망 2주기를 앞둔 지난 6일 "고인이 생전 작성한 50여 통의 편지를 입수했다"며 "대기업, 금융기관, 언론사 관계자 등을 포함 31명을 접대했다는 내용이 담겼으며, 필적감정에서 장씨의 것으로 나왔다"고 보도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경찰은 장씨의 지인이라며 편지를 보관하고 있던 전씨의 광주교도소 감방을 압수수색해 원본 24장과 필적이 유사한 추가 문건 10장을 입수하고 필적 조사를 국과수에 의뢰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원의 조사를 바탕으로 전씨의 편지가 "가짜"라라며 "'장자연 편지'는 고인과 관계없는 전씨가 위작한 것으로, 재수사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연예계 비리에 대한 경찰 차원의 기획수사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장자연 #장자연편지 #성상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3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4.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5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